기형아 출산이 급증하고 있다. 원인은 고령 임신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은 2005~2011년 진료비 지급자료를 분석한 결과, '선천기형'으로 진료받은 만 0세 환자수가 6년 만에 136.5% 증가했다고 밝혔다. 주된 원인으로 산모의 고령화가 꼽힌다. 2005년 대비 2011년 20대 산모는 22.4% 줄고, 30대는 36.3%, 40대는 무려 104.2%나 늘었다.
◆고령임신일수록 기형 발병률도 높아져
고령임신은 의학적으로 35세 이상에 임신과 출산을 하는 경우를 말한다. 여성의 사회 진출, 인식의 변화 등으로 결혼과 출산 연령이 늦어지면서 고령임신은 자연스러운 사회현상이 됐고, 해마다 증가하는 실정이다. 이 때문에 제왕절개수술, 기형아 비율도 높아지고 임신성 고혈압, 임신 중독증, 임신성 당뇨, 초기 유산율, 불임률 등도 높게 나타난다.
우리나라는 OECD 국가 중 출산율이 가장 낮다. 아울러 초산 연령이 점차 늦어지고 있다. 최근 고령산모의 비율이 6년 만에 2배 이상 늘었다. 아울러 이혼 및 재혼의 증가로 35세 이상 여성의 출산이 늘고 있다. 심지어 20대에 출산한 뒤 자녀를 거의 다 키워놓고 10년 이상 나이 차이가 나는 늦둥이를 낳는 가정도 늘면서 고령임신에 대한 관심은 더욱 커지고 있다.
여성은 20대에 들어서면 노화가 진행돼 30대에 들어서면 신체기능이 떨어지고 고혈압, 당뇨 등 성인병 발생률도 높아진다. 아울러 불임, 자연유산, 조산의 확률도 높아진다. 35세 이상에선 모체와 난자의 세포가 노화되기 시작해 염색체 이상이 생길 수 있다.
다운증후군 등 기형 발병률도 높아진다. 고령임신부 365명당 1명꼴로 다운증후군이 나타난다. 나이가 들면 자궁경부가 단단해져 분만시간이 길어지고, 제왕절개율도 높아진다.
◆임신 초기 알코올 섭취 특히 위험
선천기형의 원인에는 ▷유전적 ▷기형 유발 물질 ▷다양한 환경적 요인 등으로 나눌 수 있다. 염색체나 유전자 이상이 생겼을 때 가장 흔한 기형은 선천성 심장기형, 선천성 신경계통기형, 구개열'구순열 등이 있다. 하지만 단순히 유전적 원인이라고 보기는 어렵고, 여러 환경적 요인과 함께 작용하는 경우가 많다.
기형 유발 물질에는 여러 약물 및 화학물들이 있고, 방사선'바이러스'물리적 요인도 포함된다. 기형 위험이 가장 높은 시기는 임신 후 12주까지의 초기이다. 흔히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알코올도 가장 흔한 기형발생 물질에 속한다. 특히 임신 초기에 알코올 섭취는 선천성 심장질환, 뇌의 기형인 소뇌증, 손'발가락 및 안면 기형과 관련 있다.
흡연도 태아의 신경발달 및 심장 기형을 가져온다. 많은 양의 방사선에 노출되는 경우에도 소뇌증, 심장 등 내장 기형 발생에 영향을 미친다. 매독'헤르페스 등 성병 바이러스와 풍진 등의 바이러스 감염도 신경계 및 눈 기형을 일으킨다. 중금속'항경련제'항암제 등 일부 약물은 기형유발 약물로 알려져 있다.
◆임신 전 남편과 함께 건강검진
고령임신부라면 남편과 함께 임신 전 건강검진을 받는 것이 좋다. 자궁, 난소, 나팔관 이상 유무를 확인하고 풍진, 간염 항체 유무도 확인해서 필요하면 예방접종을 받는 것이 안전하다.
효성병원 이경아 의무원장은 "산모가 당뇨 등 신진대사 장애가 있을 경우, 선천성 심장기형과 신경계 기형이 높은 편"이라며 "임신 계획 3개월 전부터 엽산을 꾸준히 복용해 임신 초기 3개월 이상 먹는 것이 좋다"고 했다.
기다리던 임신이 되면 주치의로부터 철저히 관리를 받아야 한다. 기본 혈액검사, 초음파 검사 외에 기형아 통합검사(integrated test)를 임신 10~12주, 임신 16~18주에 두 차례 혈액검사로 하게 된다. 검사 정확도는 90~94%이며, 결과에 따라 고위험군으로 나타나면 양수검사를 받아서 염색체 이상 유무를 확인해야 한다. 임신 10~12주에 태반조직에서 융모막 검사를 할 수도 있지만 위험성이 있기 때문에 기본적인 검사로 실시하지는 않는다.
임신 20~24주에 정밀 초음파로 태아의 장기와 외부구조에 대한 이상 여부를 검사받는다. 24~28주에 임신성 당뇨 검사를 통해 위험을 예방하고, 만약 가족 중에 당뇨 환자가 있다면 더 조심해야 한다. 고령임신부의 경우 조산위험도 2배 이상이므로 자궁경부 길이 측정과 비수축 검사(태동검사)로 조기 진통의 위험성도 미리 대처하는 편이 좋다.
분만 예정일을 1개월 정도 남겨둔 시점에는 분만 시 갑작스레 할 수 있는 수술이나 응급 상황에 대비해 마지막 종합검진을 받는 것이 안전하고 건강한 출산에 도움이 된다.
도움말=효성병원 이경아 의무원장
댓글 많은 뉴스
문재인 "정치탄압"…뇌물죄 수사검사 공수처에 고발
홍준표, 정계은퇴 후 탈당까지…"정치 안한다, 내 역할 없어"
세 번째 대권 도전마저…홍준표 정계 은퇴 선언, 향후 행보는?
[매일문예광장] (詩) 그가 출장에서 돌아오는 날 / 박숙이
대법, 이재명 '선거법 위반' 파기환송…"골프발언, 허위사실공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