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이 9일 판문점에서 실무 접촉을 하고 12일 서울에서 장관급 회담을 열기로 합의했다. 남북 실무 접촉은 2011년 2월 남북 군사 실무 회담 이후 2년 4개월 만에 남북 당국자 회담을 재개한 것으로 2007년 6월 이후 6년 만에 장관급 회담을 성사시켰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과 유엔 제재, 개성공단 폐쇄 등으로 빚어진 긴장 국면이 대화 국면으로 전환되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
장관급 회담을 열기로 하는 과정은 극적이었다. 북한은 갑작스럽게 대화를 제의하고 나서 실무 접촉의 시기와 장소 등을 우리 측에 일임하는 유연성을 보였고 실무 접촉에서도 일부 이견이 있었지만, 합의를 이루는 데 적극적이었다. 이 때문에 북한의 저의를 따지고 진정성을 살펴야 할 필요가 있으나 대화 재개에 물꼬를 튼 만큼 그 흐름을 이어갈 수 있는 양측의 노력이 중요하다 하겠다.
장관급 회담에서는 개성공단 재개와 금강산 관광 재개, 이산가족 상봉 등이 주요 의제로 다뤄질 것으로 전해졌다. 큰 틀에서 의견이 일치할 수 있는 사안들이므로 실용적 자세로 성과를 이끌어내는 데 주력해야 한다. 특히 장마철 공장 설비가 손상될 우려가 큰 개성공단의 정상화가 우선이다. 북한 비핵화 문제도 거론될 수 있으나 불필요한 기 싸움으로 회담을 경색시킬 필요는 없다고 본다.
이번 회담은 박근혜 대통령의 '신뢰 프로세스' 정책이 성공적으로 작동하는 시금석이 될 수 있다. 미'중 정상회담에서 북한 비핵화를 용인하지 않겠다는 결과가 나왔고 27일로 예정된 한'중 정상회담에서도 북한 문제가 주요하게 다뤄질 것이다. 남북 대화를 통해 풀 수 있는 문제부터 차근히 풀어가고 북한 비핵화 문제는 국제적인 보조를 맞추면서 장기적으로 접근하는 지혜가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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