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이 뻥 뚫린 것 같다. 여름 나들이에 불청객이다. 비가 그쳐도 상황은 마찬가지. 빗줄기 못지않은 뙤약볕이 기다리고 있다. 그렇다고 집에만 있자니 고개만 돌려도 땀이 날 지경이다. 진퇴양난. 이래저래 여름 나들이 계획을 짜기가 어렵다. 이럴 땐 박물관 여행을 떠나보자. 비가 와도 뙤약볕이 내려쬐도 괜찮다. 시간에도 얽매이지 않는다. 과거와 미래로의 여행이 모두 가능하다. 비가 와도 폭염이 쏟아져도 박물관은 살아 있다.
◆공룡이 살아 있다=8천만 년 전. 경남 고성은 공룡의 천국이었다. 이 시대 공룡들은 이곳에서 무도회를 열고 사랑을 나누었다. 지금도 공룡발자국을 더듬다 보면 과거로의 시간여행을 떠날 수 있다.
국내 최초의 공룡 전문 박물관답게 공룡에 대한 재미있는 정보를 한눈에 볼 수 있다. 입구에서부터 거대한 공룡들이 마중나온다. 입구는 2층 전시실로 그대로 이어진다.
'공룡의 수도'라고 불리는 제1전시실은 실물 크기의 공룡골격화석과 부분골격화석, 공룡의 계통도 등이 전시되어 있다. 2전시실에서 5전시실까지 티라노사우루스, 알로사우루스, 스테고사우루스 등 '공룡시대'를 주름잡던 공룡들이 총출동했다.
2층을 둘러보고 한 층 내려가면 거대한 공룡이 입을 쩍 벌리고 서 있다. 안으로 들어서니 공룡 모형들이 소리를 내면서 싸움을 벌이고 있다. 피를 흘리며 싸우는 모습이 공포스럽다. 납량특집이 따로 없다.
전시관을 나오면 넓은 공원이 펼쳐진다. 이곳도 공룡 세상이다. 실물 크기의 거대한 공룡들이 곳곳에서 모습을 드러낸다. 야외박물관 격이다. 공원 한쪽에는 편백나무숲길도 있어 청량함을 준다. 짧지만 힐링이 된다.
전망대에 오르니 인근 바다가 한눈에 들어온다. 사량도를 비롯해서 수백 개의 기둥이 하늘로 치솟은 병풍바위와 두미도, 수우도 등 다도해의 절경이 손에 잡힐 듯 펼쳐진다.
눈으로만 보기에 아쉽다. 상족암 뒤로 난 산책로를 따라 내려갔다. 해안 곳곳에서 공룡 발자국이 모습을 드러낸다. 방금 물이 빠졌는지 발자국들에 물이 조금씩 고여 있다. 느릿느릿 한두 시간 정도 걸었을까. 공룡 발자국을 더듬다 보니 어느새 수천만 년 전의 시간으로 거슬러 올라갔다.
◆우주로의 여행=경남 사천에 있는 항공우주박물관에서는 항공우주 역사를 한눈에 알 수 있다. 2002년 문을 연 후 첨단 항공우주 전시물 등 3천600여 점을 소장하고 있다. 최근에는 '제1종 전문박물관'(정부 예산 지원 박물관)으로 등록되기도 했다.
항공기의 특징과 변화가 시대별로 잘 정리되어 있다. 6'25전쟁을 비롯해 그동안 한'미 공군이 사용했던 비행기도 다수 전시돼 있다. 멀티미디어관 등을 통해 일상생활 속 항공기술도 만날 수 있다. 체험존을 통해서는 다양한 항공우주 원리를 몸으로 확인할 수 있다.
박물관은 야외전시장과 실내전시관인 항공우주관'자유수호관으로 나뉘어 있다. 야외전시장에는 실물 항공기 26대를 비롯해 탱크와 장갑차 등이 전시돼 있다. 실물전시 항공기에는 전투기'훈련기'수송기'구조헬기'정찰기 등 각 항공기마다 저마다의 사연들이 소개돼 있다.
영화 '웰컴 투 동막골'에 등장했던 수송기도 있다. 특히 6'25전쟁 때 남침의 선봉에 섰던 T34 탱크도 전시돼 있다. 설명서를 보니 중국에서 들여온 것이란다.
실내전시관은 항공우주관과 자유수호관으로 나뉘어 있는데 항공우주산업의 발전상을 한눈에 볼 수 있다. 체험할 수 있는 항공산업관도 있다. 실내 체험존에서 가장 인기 있는 것은 '비행 가상 체험관'. 실제 항공기의 조종석을 모티브로 만들어진 이곳은 스크린 화면을 통해 비행기를 직접 조종해 보는 특별한 체험을 할 수 있다.
◆항공우주과학관='아빠, 로켓은 어떻게 우주까지 날아가?'
평소 아이로부터 이런 질문을 자주 듣는다면 아이의 손을 꼭 잡고 가봐야 할 필수 코스다. 유물 전시 위주인 기존 박물관과 달리 과학원리나 간접체험이 많아 아이들에게 학습효과가 높다. 항공우주박물관과 인접해 있다.
상설전시관은 테마별로 5가지 존으로 나뉜다. '생각을 발견하다'(1존)는 비행을 위한 도전과 역사를 한눈에 볼 수 있다. '에너지를 발견하다'(2존)는 비행의 기초와 항공에너지가 주제다. '항공을 경험하다'(3존)는 항공과학, 비행원리, 4D 영상관으로 구성된다. '우주를 탐험하다'(4존)는 우주 탐험과 체험이 가능하고, '우주를 향한 무한한 상상'(5존)은 천체과학과 천체관측을 설명한 공간이다.
관람객들이 가장 많이 몰리는 곳은 4D영상체험관. 마침 '구름마차와 태양도둑'이라는 애니메이션이 상영됐다. 이 영상은 미래 첨단항공우주과학도시 사천을 배경으로, 죽어가는 태양을 살리려는 사람들과 악당의 대결을 그리고 있다. 한국항공우주산업의 T-50 항공기 시뮬레이터도 인기다.
달로의 여행도 가능하다. 최첨단 4D를 사용해 달의 환경을 그대로 재현했다. 이곳에서는 중력이 지구의 6분의 1에 해당하는 달의 환경과 움직임을 스크린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달 표면 뒤로 떠오른 커다란 지구가 유난히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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