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린 사실을 모를 정도였다. 잔 진동조차 느낄 수 없었다. 스티어링 휠과 브레이크 페달의 중량감은 적당했다. 민감하지도 않고 둔하지도 않아 균형감이 잡혀 있었다.
주행 능력은 나무랄 곳이 없었다. 가속페달을 밟으니 속도계가 신속하게 반응했다. 고속도로에서는 시속 150㎞까지 무난하게 올라갔다. 그 이상의 속도에서도 탄력이 줄어드는 느낌은 받지 못했다. 오르막길에서도 힘이 부치지 않았다. 가파른 경사를 부드럽게 치고 올라가는 모양새가 평지를 달리는 것과 다름이 없었다. '뉴 시빅'은 운전자가 원하는 만큼의 기동력을 발휘했다.
코너링도 안정적이었다. 코너 구간에서 가속을 해도 밀린다는 느낌 대신 차가 지면에 붙어가는 인상을 받았다. 연비 역시 13.2㎞/ℓ로 나쁘지 않다. 소음 수준도 비교적 양호했다. 고속 주행에서도 풍절음과 엔진소음은 실내로 유입되는 정도가 만족스러웠다. 하지만 노면 마찰 소음은 '뉴 시빅'에 대한 좋은 인상을 깨는 요인이 됐다. 차가 딱딱하게 세팅된 까닭에 노면 마찰 소음은 여과 없이 운전자에게 전달됐다. 한 가지 단점 때문에 여러 가지 장점이 가려질 수 있다는 아쉬움이 들었다.
'뉴 시빅'을 시승한 소감을 한마디로 표현하면 '작지만 강한 차'라는 것이다. 노면 마찰 소음을 제외하면 크게 흠잡을 것이 없다. 특히 주행 능력이 뛰어나 운전하는 재미를 느낄 수 있는 차다.
◆운전자 편의성 돋보이는 인테리어
'뉴 시빅'은 디자인과 안전성, 편의사양 등을 보강한 부분 변경 모델이다. 외관에서 느껴지는 변화는 스포티한 이미지가 강조된 점이다. 얇아진 전면 그릴에 헤드램프선마저 예리해지면서 한층 날렵한 모습을 갖췄다.
실내 디자인은 운전자의 편의성을 높이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7인치 올인원 내비게이션은 운전석으로 조금 기울어져 있다. 운전자의 조작 편의를 위한 일종의 배려다. 스티어링 휠 안쪽에 각종 계기판이 붙어 있는 여타 승용차와 달리 속도계와 연료계 등은 운전자의 시선 높이에 위치해 있다. 이는 운전 중 고개를 숙이지 않고 자연스럽게 각종 계기판을 확인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도입된 설계 방식이다. 실제로 시운전을 하는 동안 고개를 숙이는 불편함 없이 컬러풀한 계기판을 통해 각종 정보를 쉽게 확인할 수 있었다. 스티어링 휠에 있는 버튼 하나로 오디오 조작, 연비 확인 등을 컨트롤할 수 있는 점도 눈에 띈다.
'뉴 시빅'에는 기존 모델에 없던 사양도 추가됐다. 대표적인 것이 패들시프트(수동변속기 버튼)다. 운전자는 스티어링 휠에 붙어 있는 패들시프트를 이용해 수동변속기와 같은 스포티한 주행 감각을 맛볼 수 있다. 이뿐만 아니라 전 모델에 적용돼 있는 ECON 모드를 활용하면 경제적인 운전 습관도 가질 수 있다.
준중형 세단으로서 실내 공간 크기도 만족할 만한 수준이다. 뒷자리에 웬만한 성인 남성이 앉아도 불편함을 느끼지 못할 만큼 무릎 공간이 확보된다. 트렁크는 골프백 4개가 들어갈 정도로 넉넉한 편이다. 뒷좌석 폴딩 기능을 이용하면 스키 장비도 거뜬히 실을 수 있다. '뉴 시빅'은 1.8LX, 1.8EX, IMA(하이브리드) 세 가지 트림으로 구성되어 있다. 가격은 LX 2천590만원, EX 2천790만 원, IMA 3천690만원이다.
이경달기자 saran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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