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동구청에서 첫 여성국장이 나왔다. 주인공은 1일자로 4급(지방서기관)으로 승진한 이영옥(54) 복지생활국장. 이 국장은 1979년 5월 동구 효목1동에서 9급 행정직으로 공직생활을 시작해 35년 만에 4급 국장 자리에 올랐다.
그는 "동구청에서 5급 이상 공무원 40여 명 가운데 여성은 3명에 불과하다"며 "첫 여성국장으로서 잘 이끌어 간다면 후배 여성 공무원의 기회는 더 늘 것이고 실망을 시킨다면 '역시 여성이라서 부족하다'는 인식이 생길 것 같아 책임감이 무겁다"고 말했다.
이 국장은 앞으로 복지의 중요성이 더 커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주민들의 복지 요구도 많아지고, 도움의 필요한 적재적소에 정책이 다가간다면 삶을 크게 바꿀 수 있기 때문.
"한 모자가정의 20세 딸이 평소 미용기술을 배우고 싶어해 구청에서 학원비를 지원했습니다. 이후 미용실에 취업하게 되고 가정에 활력이 생기기는 모습을 보면서 보람을 느꼈습니다."
특히 최근 자활의지가 강한 모자가구가 폐'공가를 리모델링한 행복둥지 1호에 입주하는 모습에 가슴이 벅찼다고 이 국장은 얘기했다. 그는 "입주자들에게서 살아오면서 집 열쇠를 손에 쥔 것은 처음이라는 말을 들었을 때 가슴이 뭉클했고 애틋했다"고 했다.
이 국장 역시 홀로 두 딸을 키워냈기에 모자가정 등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이 남 같지 않다. 1997년 동구 신암5동에 근무하던 같은 공무원 남편(당시 45살)을 잃었다. 그때부터 이 국장은 초등학생인 두 딸을 키우면서 가장 역할을 해야 했다. 일과 가정을 모두 챙겨야 했기에 몇 배로 힘이 들었지만 그렇다고 일에 소홀할 수는 없었다. '모자가정이라서 그렇겠지'라는 편견이 싫어 이를 악물고 일에 더욱 열중했다.
이 국장은 "딸들이 열심히 직장 생활하는 엄마에 대해 자긍심을 가지면서 오히려 자립심이 더 강해졌다"며 "자신들도 사회에 진출해 엄마처럼 직업을 가져야 하는 것을 당연하게 받아들였다"고 말했다. 현재 두 딸은 초등학교 교사(30)와 법원 공무원(27)이 됐다.
그는 "각종 회의를 통해 여러 과가 겪고 있는 문제와 현안을 파악했다"며 "과장들과 자주 회의를 가지면서 적극적으로 소통하고 선임 국장에게 의견을 묻는 등 업무를 차질 없이 이끌어 가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서광호기자kozmo@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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