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왜 살인자가 되는가/ 요제프 빌플링 지음/ 김세나 옮김/ 한국경제신문사 펴냄
인간의 본성은 선한가 악한가. 오래된 논쟁이지만 분명 인간에게는 탐하고, 분노하고, 미워하는 인간 내면 깊숙이 숨겨둔 충격적 잔혹함이 숨어 있다. 살인 사건은 그 자체로 공포다. 그러나 우리를 가장 위협하는 것은 살인자들이 우리와 평범한 일상을 공유하는 이웃이었다는 것이다. 얼마전 대구에서 발생한 여대생 살해사건의 범인 역시 지하철에서 공익요원으로 근무하는 우리 이웃에 거주하는 인물이었다.
이 책의 저자 요제프 빌플링은 사건 해결률 99%를 자랑하는 수사반장이자 심문 전문가다. 지금까지 100건의 살인사건을 해결한 그는 '살인자는 늘 우리 안에 있다'는 명제에 수사 초점을 맞춘다. 평범한 사람이 왜 순식간에 살인자로 돌변하는지에 답하기 위해서는 먼저 살인의 동기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거부당한 색욕, 부에 대한 탐욕, 조절되지 않은 분노는 가장 자주 등장하는 살인 동기다. 저자는 현대의 살인 동기가 성경에 나오는 7대 죄악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점을 지적한다. 세상이 바뀌고 아무리 사회적인 질서로 통제한다고 해도 살인의 동기는 언제나 인간 내부에서 일어나기 때문이다. 어릴 때 받은 억압이나 이성에게 받은 멸시, 거부당했다는 환멸감이 그들로 하여금 칼을 들게 했다. 비슷한 이유로 물건을 부숴봤거나 누군가에게 화풀이를 해본 사람이라면 인간 내면에 파괴적 본능이 있다는 사실에 수긍할 것이다.
그렇다고 누구나 살인자가 되는 것은 아니다. 다만 우리는 그들을 통해 인간 본성의 진면모를 들여다보고 스스로 경계심을 가질 수 있다. 살인자와 가장 가까이에서 소통해야 하는 수사관의 눈을 통해 살인자의 은밀한 방으로 들어가 보자. 336쪽, 1만6천원.
한윤조기자 cgdream@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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