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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 산책] 강원도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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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초 2박 3일 동안 지인들과 강원도 여행을 다녀왔다. 강원도는 대한민국 남자들에게는 특별한 곳이다. 인제군에서 군 생활을 했던 필자도 예외가 아니다. 춘천 102보충대는 지은 죄 없이 유배의 길을 떠나던 수많은 청춘들이 사단 배치를 받던 곳이다. 소양강을 거슬러 양구선착장에 도착하던 그 몇 시간의 여정은 30년이 훌쩍 넘은 지금도 여전히 '트라우마'로 남아있다. 과연 다시 그 시절로 돌아가라면 갈 수가 있을까?

대구에서 강원도 가는 길은 중앙고속도로가 뚫리면서 '모든 길은 그 길로!'로 바뀌어 버렸다. 예전에는 서울 마장동 터미널로 해서 홍천으로 갔지만 요즘은 중앙고속도로 홍천IC에 바로 내리면 된다. 우리는 일단 춘천까지 가서 닭갈비를 맛보고, 육로로 양구선착장 주변 펜션에 도착했다. 지금은 차편으로 50분밖에 걸리지 않는 그 거리가 예전 군용 배로는 무려 3시간이 넘게 걸렸다. 붉은 제복의 사단 군악대가 '소양강 처녀'를 연주하며 맞던 옛날의 양구선착장이 아직도 눈에 아른거린다.

다음날 양구지역을 다니는데 곳곳에 눈길을 끄는 문구가 있었다. "양구에 오면 10년은 젊어집니다. 청춘 양구!" 아무래도 이 지역에서 군 시절을 보낸 남성들의 추억을 자극하는 감성 마케팅의 일환이라 여겨지는데, 효과는 엉뚱한 곳에서 나타났다. 같이 여행을 갔던 나이 지긋하신 여자 분은 그 글을 보고 정말 기분이 좋아졌다고 하셨다. 우뚝 솟은 봉우리와 때 묻지 않은 자연을 보면서 정말 10년은 젊어진 것 같다며, 친구들과 다시 찾아야겠다고 했다. 해몽이야 어쩌면 어떤가?

예전에 아이스크림 광고 중에 '줘도 못 먹나?'란 카피가 있었다. 여자 교관이 포장을 뜯을 줄 몰라 못 먹고 있는 훈련병에게 하는 말인데, 재치가 넘치는 CF였다. 줘도 못 먹는 이가 있는가 하면, 없어서 못 먹는 이도 있다. 없는 것도 만들어 쓰는 이가 있는가 하면, 있는 것도 쓸 줄 모르는 이도 있는 것이다. 문제는 마인드다. 누가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결과는 천차만별로 나타난다. 그래서 유능한 지도자가 필요한지도 모른다.

전국을 다녀보면 대구경북지역 만큼이나 문화관광 인프라가 풍족한 곳도 드물다. 속된 말로 발에 차이는 게 모두 관광자원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척박한 조건에서도 조형물을 만들어 세우고, 스토리텔링을 입혀 관광객을 성공적으로 끌어들이는 지자체도 많이 있다. 반면 우리 지역은 있는 것만 잘 활용해도 넘치겠는데, 그것도 제대로 활용을 못 하고 있으니 안타까울 뿐이다. 포시랍게 자란 부잣집 아이들이 뭔 절실함을 알겠는가? 묘안은 궁여지책에서 비롯되는 수가 많다.

장삼철/삼건물류 대표 jsc1037@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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