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없는 병사들에게 엄마의 따뜻한 사랑을 전해 군복무를 잘 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싶어요."
대구 북구에 사는 김경이(53) 씨. 그는 육군 50사단에 복무 중인 엄마 없는 병사들을 돌보는 '엄마'로 통한다. 그는 4년째 엄마 없는 병사들과 '모자결연'을 하고 매달 군부대를 방문해 진한 엄마의 사랑을 전하고 있다. 그가 지금껏 보살핀 병사는 3명. 두 명은 엄마의 보살핌 속에 훌륭하게 제대했고 지금은 통신대에 복무 중인 한 병사와 모자결연을 하고 있다. 결연 병사와의 만남은 주로 매달 취사 도우미로 부대를 방문할 때다. 취사를 마친 후 말벗이 되어주는 것은 물론 건강이나 진로관계 등 고민 상담까지 해주고 있다. 또 신병교육을 마치고 부모 면회 때도 피자 등을 준비해 점심을 챙겨주며 엄마 역할을 대신하고 있다. 휴가를 나오면 고기를 사주고 수시로 용돈도 주고 있다.
"사실 군부대에는 결손가정 병사가 많아요. 이들이 부모의 따뜻한 사랑을 얼마나 받고 싶겠어요. 이런 병사를 도움으로써 군복무 부적응 병사도 줄어들 겁니다."
그가 엄마 없는 병사를 돕기 시작한 것은 대구 북구여성문화대학 총동창회 활동이 계기가 됐다. 처음은 어버이날 육군 50사단에서 부적응 병사들의 적응 프로그램 행사에 참여했다가 지속적인 만남을 위해 1대1 모자결연을 생각했던 것. 당시 그의 주선으로 엄마 없는 병사 11명과 동창 회원 11명의 모자결연이 성사됐다. 또 모자결연에는 부대 주임 원사의 도움도 적지 않았다고 한다. 지금껏 동창회 차원의 모자결연 병사는 20명이 넘는다. 그는 매년 입양의 날에 엄마 없는 병사들과 나들이 행사도 갖고 있다. 작년에는 모자결연을 한 40명이 영주 부석사를 다녀왔다. 올해는 비가 내려 부대 체육관에서 레크리에이션으로 대신했다. 결연 엄마와 병사들이 함께 풍선 터트리기, 2인3각 달리기, 신발 멀리 차기 등으로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엄마 없는 병사들은 부끄럼이 많고 얼굴이 어두워요. 모자결연을 한 후에는 대부분 아주 밝아졌어요."
그는 군복무를 하는 병사 중에는 아빠 없는 병사도 많다고 한다. 아빠 없는 병사들의 군 적응을 돕기 위해 사회와 부대 간에 부자결연이 맺어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또 결손가정 병사 중에는 운동을 잘하는 병사도 적지 않다. 그는 이런 병사들이 재능을 활짝 펼 수 있는 지원대책도 주문했다.
그는 강북에서 한 달에 보름 이상 봉사할 만큼 마당발 봉사자다. 북구여성문화대학 총동창회 자원봉사회 총무를 맡고 있는 그는 매달 함지공원, 선린복지관을 방문해 무료급식 봉사를 하고 있으며 봉사단체 '우함회' 회원, 강북경찰서 전의경 어머니회 회장 등을 맡고 있다. 그는 봉사활동으로 대구시장상을 비롯해 대구시교육감, 대구지방경찰청장 감사장을 받은 바 있다.
"엄마 없는 병사를 돌보는 데는 후원해주는 분들이 많아 고마워요. 엄마 없는 병사들이 사회에 나가 밝게 살 수 있도록 따뜻한 사랑을 더 많이 전할게요."
김동석기자 dotory125@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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