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라이온즈가 힘겹게 전반기를 1위로 마감하며 사상 첫 정규시즌 3년 연속 우승에 도전하고 있다. 삼성은 처음 도입된 9구단 체제 변수와 다른 팀들의 집중 견제에도 '명가'다운 전력을 보였다. 정현욱의 LG 이적과 권오준의 부상 이탈 등 불펜의 균열과 류중일 감독이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을 이끄느라 정작 팀의 전지훈련을 지켜볼 수 없는 상황 등 내외부적 악재에도 삼성은 흔들림 없이 전반기 선두를 지켰다. 삼성이 전반기동안 걸어온 길을 기록으로 더듬어본다.
◆근근이 버틴 마운드
삼성은 전반기를 43승2무28패(승률 0.606)로 마감했다. 비록 2위권 그룹을 멀찍이 떨쳐버리진 못했지만, 피 말리는 선두 싸움 속에서도 1위를 지켜냄으로써 2년 연속 챔피언다운 모습을 보여줬다. 그러나 우승을 둔 본격적인 경쟁이 펼쳐질 후반기를 앞두고 삼성은 풀어야 할 과제도 떠안았다.
삼성의 팀 평균자책점은 3.87로 9개 구단 중 2위다. 팀타율은 0.275로 3위다. 투'타 모두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지만, 지난해와 비슷한 행보를 보인 타격에 비해 마운드는 '짠맛'이 쏙 빠졌다. 지난해 팀 타율은 0.272로 올 전반기와 비슷하다. 하지만 팀 평균자책점은 지난해 3.39, 2011년 3.35에 비해 크게 높아졌다. 불펜의 힘이 약해졌고, 두 외국인 투수가 부진했기 때문이다.
선발 중에서는 장원삼이 8승5패 평균자책점 3.35, 윤성환이 6승4패 평균자책점 3.28로 중심을 잡았다. 배영수는 7승(3패)을 수확했지만 평균자책점이 4.68나 됐다. 밴덴헐크와 로드리게스는 각각 3승5패에다 4.50, 4.50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해 기대치를 한참 밑돌았다.
투수 부문별 순위 톱5에 삼성은 장원삼이 다승 공동 4위, 배영수가 승률 5위, 심창민이 홀드 5위, 오승환이 세이브 5위에 이름을 올리고 있을 뿐이다. 삼성 마운드는 전반기동안 9개 구단 중 가장 많은 55개의 홈런을 허용했다.
◆미운오리의 백조부활
타선은 지난해보다 응집력을 갖춘 모습을 보여줬다. 배영섭'최형우'채태인 등 돌아온 3인방의 활약이 컸다. 톱타자 배영섭과 중심타선 최형우는 2011년 신인왕과 타격 3관왕(홈런'타점'장타율)에 오르며 삼성 타선의 기둥역할을 했다. 그러나 둘은 지난해 극심한 슬럼프에 빠지며 이름값을 못했다. 채태인 역시 포지션이 겹치는 이승엽의 등장에 힘을 잃고서는 주로 2군에 머물렀다.
그러나 올 전반기엔 달랐다. 아픔을 딛고 일어선 이들 3인방 덕분에 삼성 타선은 폭발력을 되찾았다.
배영섭은 타율 0.320, 18도루 44득점으로 리그 최고의 톱타자로 거듭났다. 최형우도 타율 0.304에 16홈런, 52타점을 쓸어 담으며 2011년으로 시간을 되돌려 놨다. 채태인은 타율 0.358, 6홈런, 32타점을 기록하며 타선의 핵으로 부상했다. 삼성은 이들이 잔부상과 부진에 빠진 선수들의 시간을 벌어줌으로써 후반기에 좀 더 강한 타선의 면모를 보여줄 수 있게 됐다. 이승엽, 박석민 등 제 몫을 해줘야 할 타자들이 전반기가 끝날 즈음 살아나는 모습을 보여줘 삼성 타선의 후반기는 좀 더 무게감이 실릴 것으로 기대된다.
최두성기자 dschoi@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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