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에 특허 바람이 불고 있다. 은행들이 고객들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 톡톡 튀는 아이디어로 무장한 금융상품을 개발한 뒤 경쟁적으로 특허 출원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대구은행 금융상품 특허 획득
최근 대구은행과 미래에셋자산운용은 '미래에셋사랑나눔ETF증권투자신탁 1호' 펀드의 BM(Business Model) 특허를 획득했다. BM 특허는 아이디어 또는 영업기법 등을 보호하기 위해 도입된 특허를 말한다. '미래에셋사랑나눔ETF증권투자신탁 1호' 펀드는 판매처인 대구은행이 아이디어를 제공하고 운용사인 미래에셋자산운용이 상품화한 것으로 지난해 5월 상품 출시와 함께 특허 출원이 이루어졌다.
'미래에셋사랑나눔ETF증권투자신탁 1호' 펀드가 특허를 취득하게 된 이유는 금융상품과 사회공헌활동을 연계시킨 독특한 기부 방법 때문이다. 이 상품에 가입한 투자자가 펀드를 매입할 때마다 펀드 납입금액의 0.5%에 해당하는 선취판매수수료가 투자자 명의로 대구경북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기부된다. 기부금에 대해서는 연말정산 때 소득공제 혜택도 부여된다.
선취판매수수료는 금융상품을 판매하는 대구은행의 수입이지만 대구은행이 이를 투자자 명의 기부금으로 전환한 것이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펀드 투자만으로 사회공헌활동을 하게 되는 셈이다.
그동안 '미래에셋사랑나눔ETF증권투자신탁 1호' 펀드를 통해 2천500만원의 기부금이 조성됐다. 시중은행들도 적극적으로 특허를 획득하고 있다. 하나은행은 시청률에 따라 금리가 오르는 '드라마 정기예금' 등의 금융상품 특허를 보유하고 있다. 우리은행은 지난해 신용카드 추가사용액에 따라 우대금리를 제공하는 '우리매직적금'을 특허 출원, 1년여 만에 특허를 획득한데 이어 영화 흥행 성적에 따라 우대금리를 적용하는 '시네마 정기예금'도 특허로 등록했다.
국민은행도 스마트폰 금융상품인 'KB Smart폰 예·적금'과 'KB드림톡적금'에 대한 특허를 갖고 있으며 신한은행은 2009년 출시한 '신한S-MORE포인트 통장'을 특허로 등록한 상태다. 외환은행은 외화 송금 서비스를 특화한 금융상품을 특허 등록했다. 외환은행의 'easy-one 외화송금서비스'는 고객이 원화로 송금전용계좌에 입금하면 사전에 등록된 정보에 따라 자동으로 해외송금이 이루어지는 것이 특징이다.
◆특허로 시장 선점 효과
은행들이 금융상품 특허에 열을 올리는 이유는 달라진 영업환경 때문이다. 금융시장 개방으로 갈수록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살아남기 위한 전략으로 특허 출원을 추진하고 있다. 여기에 저금리 기조가 장기간 이어지면서 이자로 고객들을 유인하는 것이 사실상 어려워지자 은행들이 아이디어로 승부를 걸고 있는 것도 특허 경쟁의 원인이 되고 있다. 또 인터넷뱅킹이나 스마트폰뱅킹 거래가 활성화된 것도 이유다. IT와 금융의 결합으로 편리하고 재미있는 다양한 금융상품이 개발되면서 특허 출원으로 이어지고 있는 것.
이에 대해 대구은행 관계자는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서는 기발한 아이디어로 무장한 금융상품을 출시한 뒤 특허를 통해 독점적 사용권을 획득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해졌다. 특허를 획득하게 되면 관련 상품뿐 아니라 해당 금융회사에 대한 고객들의 신뢰도 상승하기 때문에 상품 판매에도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이경달기자 sarang@msnet.co.kr
◇은행권 특허 보유 현황
대구은행'미래에셋자산운용-'미래에셋사랑나눔ETF증권투자신탁 1호'
하나은행-'드라마 정기예금'등
우리은행-'우리매직적금', '시네마 정기예금'
국민은행-'KB Smart폰 예·적금', 'KB드림톡적금'
신한은행-'신한S-MORE포인트 통장'
외환은행-'easy-one 외화송금서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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