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시민기자의 눈] 노인 승객 부축 '친절한 기사 아저씨'

대구 수성2번 버스 기사 우연구 씨

"오늘도 안전을 위한 나의 몫은 무엇인가 생각하고, 귀가하면 오늘 후회할 일은 없었나 생각합니다."

무더위와 장마철로 접어든 이달 중순. 대구 동구 매여동 속칭 매남마을 시내버스 종점에 어김없이 시간 맞춰 수성2번 시내버스가 도착했다. 기사를 기다리던 등산객과 마을 주민 10여 명이 곧바로 차에 오르자 "어서 오세요"라고 반갑게 맞이했다.

이어 다음 정류장에서 갑자기 버스기사가 차를 멈추고 사이드 브레이크를 당기더니 급히 내린다. 무슨 일인가 했더니 정류장에서 노인이 기다리는 것을 보고 급히 내려가서 부축해서 태웠다.

버스에서 '이번 내리실 곳은 용계삼거리'라는 안내 방송이 나오자 노인 한 분이 일어섰다. 그때 또다시 버스를 멈춘 운전기사는 곧바로 부축해서 안전하게 내려주고 난 뒤 다시 출발했다.

친절이 몸에 밴 듯한 기사가 누구인지 궁금해 보았더니 우창여객 소속 대구 5325호 수성 2번 기사 우연구(55) 씨였다.

그의 친절이 오히려 의아해(?) 물었더니 "버스 기사로서 승객들의 안전을 위해서는 당연한 일"이라며 "회사도 지금은 준공영제로 운영되기 때문에 과거와 같은 영업이익보다는 안전에 신경을 더 많이 쓴다. 오늘 하루도 나를 믿고 정해진 시간에 운행하도록 하므로 안전을 제일 우선으로 생각하고 또한 그걸 실천할 뿐"이라고 겸손하게 말했다.

아니나 다를까. 기사의 가슴에는 10년 전에 받은 '10년 무사고 휘장'이 달려 있었다.

글'사진 권영시 시민기자 kwonysi@hanmail.net

멘토'우문기기자 pody2@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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