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무더운 날엔 소름을 돋워라…공포 영화·체험상품

귀신보다 더 무서운 '오싹 마케팅' 알면서도 정신이 번쩍

여름철에 소름을 돋게 하는 이월드 내
여름철에 소름을 돋게 하는 이월드 내 '고스트 하우스'. 이월드 제공
영화 \
영화 \'무서운 이야기2\'
공포체험
공포체험
영화 \
영화 \'예고살인\'

고개만 돌려도 땀이 난다. 그렇다고 에어컨이라도 빵빵하게 틀 수 있으면 좋으련만 전력난이다. '블랙아웃(대정전) 우려'라는 소식에 손에 들었던 (에어컨)리모컨을 내려놓아야 할 판이다. 예전처럼 백화점, 은행 등 시원했던 곳으로 피서를 떠날 수도 없다. 정부가 공공기관의 실내온도를 26℃로 제한하고 있는데다 일반 음식점 등도 문을 열고 에어컨을 틀면 과태료를 내야 하는 세상이다. 온몸으로 무더위와 전쟁을 벌여야 할 판이다. 그렇다고 방법이 없는 것은 아니다.

공포영화나 공포체험 등에 심취하다 보면 무더위에 지친 심신을 달랠 수 있다. 때마침 공포영화나 드라마들이 쏟아지고 호러상품을 다룬 공포 마케팅도 성행하고 있다.

◆공포영화 속으로 고고(go go)

무더위가 무색하게 영화관 온도는 낮아지고 있다. 냉방온도를 낮췄기 때문이 아니다. 지난달부터 '무서운 이야기 2'를 시작으로 '닥터', '꼭두각시', '더 웹툰:예고살인' 등 공포영화가 잇달아 선보였다. 한 달에 무려 네 편의 한국 공포영화가 한꺼번에 개봉하는 것은 이례적인 일. 물론 닥터 등 일부 영화는 대구의 영화관에서는 이미 종영한 상태지만 VOD 등으로 감상할 수 있다.

이들 영화는 과거의 공포영화와는 다르다. 귀신이나 흡혈귀 등이 주로 등장했던 과거와 달리 그보다 더 무서운(?) 사람이 주인공이다. '더 웹툰:예고살인'은 '웹툰에 그리는 대로 살인이 일어난다'는 설정을 바탕으로 한 작품. 귀신보다 더 무서운 주인공들이 공포지수를 한껏 높여준다.

성형외과 의사의 치밀한 복수 이야기를 다룬 '닥터' 역시 귀신보다 악랄한 주인공이 등장한다. 배우 김창완이 아내의 외도를 보고 복수를 하는 성형외과 의사 최인범 역을 맡았고 신인배우 배소은이 그의 아내로 등장한다. 영화 관계자는 "과거 공포영화에 주로 '나이트메어'의 프레디, '사탄의 인형'의 처키, '드라큘라', '구미호' 등 귀신이나 흡협귀가 등장했다면 최근에는 이보다 더 악랄한 사람들이 등장하고 있다.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는 '일상적이고 현실적인 공포'라는 점에서 공포감을 극대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음 달부터는 재난 영화도 가세한다. 극한의 상황을 소재로 하는 재난 블록버스터 영화들이 줄줄이 개봉을 기다리고 있다. 한국영화 최초의 바이러스 감염 재난 영화 '감기'와 하정우 주연의 실시간 테러 생중계 '더 테러 라이브'가 다음 달에 관객들을 찾아간다.

안방극장도 공포감으로 서늘해지고 있다. 인기리에 방영 중인 드라마 '상어'에서는 공포영화 못지않게 섬뜩한 주인공들이 등장한다. 한국판 '고스트 위스퍼러'로 기대를 모으고 있는 '후아유'는 '영혼을 보는 특별한 능력의 여주인공이 영혼의 억울함을 풀어준다'는 소재로 이달 말 안방극장을 찾는다.

◆공포를 사고 판다

공포영화나 드라마를 통해서도 짜릿한 스릴과 공포를 느낄 수 없다면 직접 공포를 경험할 수도 있다. 대구의 이월드 내 '고스트하우스'는 대구에서 가장 역사가 오래된 공포체험장이다. 1998년 들어선 이후 지금까지 꾸준히 인기를 얻고 있다. 이곳은 실내로 들어가 구불구불한 길을 따라 공포체험을 할 수 있는 곳이다. 입구에서부터 공포영화 '나이트메어'의 프레디와 '13일의 금요일'의 제이슨 등이 관람객들을 째려보며 공포 분위기를 조성한다. 벽에는 온갖 귀신 그림과 흉측한 괴물들이 이어져 있다. 특히 처녀 귀신들의 표정 하나하나가 섬뜩함을 주기에 충분하다. 지나가다 갑자기 발 쪽에서 '펑'하는 소리와 함께 강한 바람이 튀어나와 간담을 서늘케 한다. 미로 사이를 계속 걸어가면서 드라큘라, 좀비 등 공포를 야기할 수 있는 캐릭터들을 만날 수 있다. 다음 달부터는 야간에도 공포 체험이 가능하다. 잠시 짬을 내거나 퇴근 후에도 충분히 시원한 공포를 즐길 수 있다.

직접 공포캐릭터로 변신해 보는 것도 가능하다. 인터넷 등을 통해 비교적 저렴한 가격으로 공포용품을 구입할 수 있다. 예전에는 공포용품 등 이벤트 용품을 파는 곳이 대구에 몇 군데 있었지만, 지금은 거의 전무한 상태다.

'조이파티'나 '할로윈', 'SFXman Horror' 등 온라인 쇼핑몰에는 다양한 공포용품들이 판매되고 있다. 이들 쇼핑몰에서는 판매는 물론 대여도 가능하다. 이들 사이트에 들어가면 미라나 늑대인간, 스크림, 해골 등 다양한 가면을 1만~10만원에 살 수 있다.

거대한 미라처럼 비싼 제품도 있다. 제품 역시 사실적이다. 잘린 팔이나 다리 같은 경우는 섬뜩함을 줄 만큼 사실적으로 만들어졌다. 이 밖에 뱀 모형, 피에 젖은 칼이나 삽, 갈고리 손 등의 용품들도 눈길을 끈다. 마법 두건, 망토 등은 대여도 가능하다. 특히 'SFXman Horror'의 경우 피로 물든 인체 내부나 사실적인 표정이 돋보이는 괴물들의 시체 등 잔인한 모습의 인형이나 용품들을 팔고 있다. 호러상품은 물론 호러 음악, 호러 의상 등 공포와 관련된 모든 것을 집대성해 놓았다.

최창희기자 cchee@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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