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유일의 경상용차 다마스와 라보가 인기 상종가를 기록하고 있다. 올해 말 생산이 종료된다는 소식에 수요가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단종을 앞두고 중고차시장에서는 미리 물량을 확보해 두려는 사재기현상까지 나타나고 있다.
◆영세 자영업자들의 발
한국지엠이 생산하는 다마스와 라보는 700만~900만원대의 저렴한 가격과 세금 감면 혜택, LPG 사용으로 인한 싼 유지비 등의 장점 때문에 택배'퀵서비스'세탁업 등 소상공인들의 생계형 차량으로 사랑받고 있다. 하지만 내년부터 모든 자동차에 배출가스자기진단장치(OBD-2) 부착이 의무화되는 등 환경과 안전기준이 강화되면서 단종이 예고된 상태다. 한국지엠은 다마스와 라보에 대해 OBD-2 부착 유예를 신청했지만 정부는 원칙을 고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한국지엠은 경영상의 이유로 올해 말 생산을 중단할 방침이다. 한국지엠 관계자는 "원가를 보전하면서 규제 기준을 충족하는 신차를 개발하기에는 사업성이 너무 낮다. 소상공인들의 사정은 이해가 되지만 기업 입장에서는 수익성 없는 모델을 계속 안고 갈 수는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국지엠이 다마스와 라보 생산 중단 입장을 밝히자 소상공인들이 단종을 막기 위해 나섰다. 지난달 전국용달화물자동차운송사업연합회와 한국세탁업중앙회 등 4개 단체는 다마스와 라보가 계속 생산될 수 있도록 해달라는 내용의 청원을 국민권익위원회와 동반성장위원회에 제출했다. 이들은 청원서에서 "다마스와 라보는 쓰임새가 다양하고 저렴해 서민과 소상공인의 생계형 이동수단으로 사랑을 받고 있다. 단종될 경우 고유가와 내수 부진으로 고통받는 서민과 소상공인이 더 어려워질 것이다. 차량 생산이 계속될 수 있도록 정부와 업계가 조정에 나서달라"고 건의했다.
◆신차 판매 급증
단종 소식이 알려지면서 서둘러 구매를 하려는 소비자들로 인해 신차 판매가 급증하고 있다. 특히 내수 경기 침체로 대부분의 국산 자동차가 가격 할인 등 파격적인 판매 조건을 내세우는 것과 달리 다마스와 라보는 그동안 별다른 판촉 행사를 펼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판매량이 크게 늘었다. 올 상반기 국내에서 판매된 다마스와 라보는 8천511대로 전년 동기 대비 30.9% 증가했다. 다마스와 라보는 연간 1만3천 대 정도 판매되었지만 최근 추세라면 올 판매량이 3만 대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지엠 대구경북본부 관계자는 "단종 소식이 알려진 이후 예년에 비해 판매가 많이 늘었다. 고정 수요층이 단종에 앞서 미리 차를 구매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다마스와 라보는 중고차시장에서도 귀한 몸이 됐다. 찾는 사람에 비해 공급 물량이 달려 매물이 나오는 대로 판매되고 있다. 중고차시장에 나오는 물건이 적다 보니 가격도 떨어지지 않고 있다. 지역 중고차업계 관계자는 "중고차는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럽게 시세가 떨어진다. 하지만 다마스와 라보의 경우 3년과 5년 된 차량의 가격 차이가 없다. 단종이 되면 가격 보합세는 더욱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물량 확보 차원에서 차를 사모으는 현상까지 나타나고 있다. 지역의 중고자동차 상사 대표는 "마땅한 대체 차종이 없어 다마스와 라보의 인기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단종 이후 물량 부족 현상이 심화될 수 있어 일부 딜러들이 적극적으로 차를 매입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한국지엠은 단종을 앞두고 8월 한 달 동안 다마스와 라보 할인 판매를 한다. 다마스와 라보를 보유한 고객이 이달에 재구매하는 경우 차값을 할인해 주고 다마스 구입 고객에게 휴가비 등의 혜택을 제공한다.
이경달기자 saran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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