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지상 백일장]수필-아가야!

김종백(대구 남구 대명9동)

아가야! 따스한 햇살과 붉은 단풍, 노오란 은행잎이 가득 채워진 거리에 11월의 가을 색이 유난히도 아름다웠던 바로 그날. 이 할배는 이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최고의 선물을 받았단다. 아가야! 너의 엄마가 자궁 문이 열리지 않아서 며칠간 힘들어했고 너의 태동을 그리워하는 걸 아는지 모르는지 2011년 신묘년 11월 21일. 결국엔 토끼 한 마리 제왕절개로 귀빠졌지. 아가야! 너에게는 언제나 재스민 향기처럼 상큼함과 금방 샤워하고 난 향긋한 비누 향이 온몸에서 꽃내음으로 퍼져온단다.

어느덧 튀김 한 조각 입에 넣고 오물거릴 줄 알고 컵으로 목구멍을 적실 줄 알며 껑충껑충 비틀거리며 뛰어다니는 모습으로 변해가고 있구나. 그래 아가야! 아직은 모든 게 엄마로 통하지만 누구한테나 사랑받을 수 있는 멋지고 귀한 사나이로 자라거라.

얼굴이 잘생기기보다는 마음이 예쁘게, 날씬하기보다는 건강하게, 많이 가지기보다는 많이 나누어주는 이가 되거라. 최고가 되기보다는 모든 일에 최선을 다하고, 세상을 사랑할 줄 알며 항상 웃음을 잃지 않는 아이로 자라면서 네 인생의 멋진 그림을 그리는 주인공이 되거라.

이 할배는 다들 여름계곡에 시원한 수박과 옥수수 먹으며 즐기러 간다지만 붉은 수박보다 더 발그레한 너와 오늘도 '손자 바보' 할배가 되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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