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20년 오늘 뉴욕 양키스의 홈구장인 폴로 그라운드. 5회 초 선두타자로 클리블랜드 인디언스의 유격수 레이 채프먼이 타석에 섰다. 원 스트라이크 원 볼 상황에서 뉴욕 양키스의 에이스 칼 메이스는 몸쪽 높은 볼을 던졌다. 순간 '탁' 하는 둔탁한 소리와 함께 볼이 자신 앞으로 굴러오자 메이스는 공을 잡아 1루에 던졌다. 하지만 메이스가 잡은 공은 야구 방망이가 아니라 채프먼의 왼쪽 관자놀이를 맞고 튀어나온 것이었다. 채프먼은 1루 쪽으로 두어 걸음 가다 쓰러졌다. 입과 코, 귀에서 피를 흘리던 채프먼은 병원으로 긴급 이송됐지만 12시간 뒤인 1920년 8월 17일 새벽 숨을 거뒀다. 그의 나이 29세.
전도가 유망한 타자 채프먼은 투수의 빈볼(Bean Ball'투수가 타자를 위협하기 위한 목적으로 타자의 머리를 향하여 던지는 투구)에 맞아 숨지는 메이저리그 첫 희생자가 됐다. 그의 죽음은 미국 야구계에 큰 충격을 던졌다. 당시만 해도 타자는 헬멧을 쓰지 않고 타석에 섰는데, 이 사고로 헬멧 착용론이 대두되기 시작했다. 그가 죽은 지 16년 뒤 디트로이트 타이거즈의 포수 미키 코크란이 머리에 야구공을 맞고 은퇴하는 사건이 발생하면서 타자들의 헬멧 착용은 의무화됐다.
김해용 편집부국장 kimh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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