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법과 함께 읽는 독도 현대사/정재민 지음/나남 펴냄
독도, 100년의 수난과 한'일 간 공방을 국제법의 잣대로 바라보는 책 '국제법과 함께 읽는 독도 현대사'가 출간됐다.
지금까지 독도에 관해 나온 많은 책이 독도에 대한 일본의 도발과 우리나라의 대응을 다루었다면, 이 책은 국제법이라는 잣대로 한국과 일본, 독도의 어제와 오늘, 내일을 바라본다.
지은이는 독도와 관련해 출간된 많은 책이 일본의 도발과 한국인들의 애국주의 관점에서 기술되는 바람에 종종 객관적이지 않은 사실이 기술되기도 했고, 결과적으로 사안에 대한 정확한 이해를 막고 의도하지 않은 결과를 가져왔다는 반성에서 최대한 객관적으로 기술했다고 밝히고 있다. 주제별로 단락을 짓고 알기 쉽게 기술해 술술 읽을 수 있다.
지은이는 독도 문제의 정확한 답을 얻기 위해서는 쟁점 사항들을 개별적으로 분석할 것이 아니라, 지난 100년간 한일 간 역사를 거시적으로 이해해야 한다고 말한다. 일본이 독도를 본격적으로 불법편입하고 소유권을 주장하기 시작한 시기가 일제강점기와 일치하기 때문이다.
1905년 2월 22일, 일본은 한국의 영토인 독도를 시마네현으로 불법 편입했다. 오늘날까지 이어지는 한일 간 독도문제의 최초 발화점이 된 사건이다. 100년이 지난 2005년 2월 22일, 시마네현 의회는 독도를 불법 편입한 이날을 다케시마의 날로 지정했다. 이어 일본은 정부 차원에서 교과서에 독도가 일본령임을 명기하고 이를 지도할 것을 단계적으로 요구했다. 또 팸플릿 발간, 시위 등으로 독도가 일본 영토라고 홍보하고 있다. 일본 정부의 주요 인사들 역시 독도가 일본 영토라는 주장을 해마다 되풀이한다. 일본은 어째서 억지주장을 되풀이하는 것일까.
이 책은 20세기 초 일본의 한반도 침탈과 독도 편입에서부터 광복 전후의 독도, 대일평화조약과 독도, 국제법의 관점에서 바라본 대일평화조약과 독도, 이승만 대통령이 1952년 1월 선포한 해양 주권선(일명 평화선)과 독도, 6'25 전쟁 당시 일본의 독도 미군 폭격 연습장 지정과 한국의 중단 요구, 한'미 간 독도 폭격 연습장 지정 협의의 배경, 1953년 일본 수산시험선의 독도 상륙과 잇따른 순시선 파견, 1953년 6월 일본 영토임을 주장하는 표주석 설치, 1953년 7월 한국 경찰 독도 파견, 같은 달 한국 경찰의 일본 순시선 제지 및 검문, 일본 선박 도주, 한국 경찰 발포, 한국 경찰의 독도 상주 등 독도를 둘러싸고 지금까지 벌어지고 있는 물리적 공방과 외교적 공방을 하나씩 하나씩 설명한다.
책은 '일본은 가만히 있으면 한국의 독도 점유가 묵인되어서 나중에는 독도 영유권을 주장할 수조차 없어지게 되므로 한국의 독도 점유에 대해 끊임없이 이의를 제기할 것이다'고 말한다.
그러면서도 지은이는 "독도를 점유하고 있는 한국은 매우 유리한 입장이다. 이 상태로 시간이 흐를수록 법적 안정성 측면에서 한국은 유리해지고 일본은 초조해진다. 일본이 독도를 빼앗을 수 있는 방법은 전쟁을 하거나 국제재판에서 승소하는 길밖에 없다. 한국은 국제재판에서 패소하지 않으면 독도를 빼앗기지 않는다. 한국이 응하지 않으면 재판은 열리지도 않는다. 일본의 엄청난 홍보로 전 세계 사람 90%가 독도가 일본 땅이라고 믿는다고 해서 독도가 일본 땅이 되는 것도 아니다"고 말한다.
그렇다고 마냥 안심할 일은 아니다. 한국 정부가 재판에 응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조성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가장 우려되는 것은 여론이다. 한국사회가 민주화되면서 국익에 반하더라도 다수의 국민이 원하면 따르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일본이 한국의 민심에 불을 지르고, 한일 간 갈등이 계속 고조되면 한국 내 여론이 '재판으로 끝장을 보자'는 식으로 잘못 흐를 수 있다는 것이다.
지은이는 "일본의 의도는 한국과 일본 사이에 갈등과 불안, 분노를 조장해서 세계인들에게 독도가 '분쟁지역'이라는 인상을 심어주고, 국제평화를 위해서라도 한일 양국이 국제재판에 임해야 한다는 국제적 여론을 조성하려는 것이다"고 경고한다.
지은이 정재민 판사는 최근까지 외교부 독도법률자문관으로 활동했으며, 독도 문제를 국제법적이고 거시적인 관점에서 바라본 책 '독도 인 더 헤이그'를 쓴 바 있다.
220쪽, 1만2천원.
조두진기자 earful@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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