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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대수의 풀어 쓴 풍수] 풍수의 자연현상과 변화

풍수지리의 근본은 산세, 지세, 수세 등을 판단하여 인간의 길흉화복에 연결시키는 것이다. 땅에는 반드시 지기(地氣)가 모이는 곳이 있다. 도성, 사찰, 주거지, 묏자리 등을 축조하는데 있어 재화를 물리치고 행복을 가져오는 지상(地相)을 판단하는 이론이다. 땅 속에 흐르고 있는 정기가 물에 의하여 방해되거나 바람에 의하여 흩어지지 않는 장소를 산천의 형세에 따라 선택하여 건물을 짓거나 조상의 묘를 쓰면 자손은 그 정기를 받아 부귀를 누리게 된다고 믿고 있다.

이와 같이 풍수의 자연현상과 그 변화가 인간생활의 행복에 깊은 관계가 있다. 땅은 위치에 따라 쇠왕과 순역이 있다. 왕지(旺地)와 순지(順地)를 택하여 거주하게 되면 길하고, 쇠지(衰地)와 역지(逆地)가 되면 좋은 땅이 못된다. 지기가 살아 있는 땅에 인간이 어떻게 잘 조화해서 살 것인가를 본다. 또 땅의 모양을 눈으로 봄으로써 파악하는 것이다. 이것이 형국론(形局論)이다. 땅에 비유된 동식물들의 생태적 특징을 가지고 생기가 모이는 혈(穴)을 찾는다. 생기를 바탕으로 한 형국론은 땅을 살아 있는 것으로 보는 풍수지리의 정신을 대중화시킬 수 있는 장점을 가지고 있기도 하다. 실제로 우리나라의 삼천리 방방곡곡 풍수지리는 형국 명이 붙지 않은 곳이 별로 없을 정도이다. 보다 체계적으로 길지를 찾는 노력으로 간룡법, 장풍법, 득수법, 정혈법, 좌향론 등의 경험적 지기인식을 위한 이론체계가 있다.

간룡의 요체는 조산(祖山)에서 주산을 거쳐 혈장에 이르는 맥의 연결이 생기발랄한가를 보는 것이다. 장풍법은 명당 주변의 산세가 포근하게 사람을 받아들일 자세가 되어 있는가를 본다. 가장 전형적인 장풍법은 사신사의 구조를 살피는 것이다. 사신사의 구조가 넓으면 도읍이나 고을 및 마을이 입지할 수 있는 명당이 되고 국면이 협소하면 음택이 입지하는 땅이 된다. 즉 풍수지리에서 음택과 양택의 구분은 오직 명당의 크기에 좌우되는 것이다. 간룡과 장풍법을 통해 명당의 범위가 확정되면 어느 부분이 생기가 모이는 혈처냐 하는 점이 문제가 된다. 혈을 정하는 것이 정혈법이다. 땅에도 몸과 같이 경락(經絡)의 체계가 있고 혈이 있다. 이 혈기는 경락을 타고 흐르던 기가 잠시 멈추는 기의 정거장과 같은 장소이다. 한방에서 침을 놓을 때 혈을 벗어나면 효험을 기대할 수 없다. 이와 같이 명당에서 혈을 찾는 것도 침구술과 같이 털끝만큼의 차이가 있어도 명당으로서의 가치가 없다. 그만큼 정혈을 찾기는 어려운 것이다. 명당을 이루는 중요한 요소로 물길을 보는 것이 득수법이다.

풍수가'수필가(jds3694@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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