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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우편 통한 마약 밀반입 "꼼짝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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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체국 집배원이 국제등기우편물을 들고 회사원 A(30) 씨의 집을 찾았다. 집배원은 "수취인이 일본인으로 돼 있는데 혹시 일본 사람이 사느냐"고 물었고, A씨는 "일본 사람이 살지 않지만 이곳 주소로 배달됐으니 대신 받아두겠다"며 우편물을 수령했다. 순간 집배원 주변에 잠복해 있던 수사관들이 A씨의 행동을 수상하게 여겨 A씨를 덮쳐 긴급체포했다. 그 국제우편물은 다름 아닌 신종 마약이었다.

검찰이 신종마약을 국제우편을 통해 국내로 들여온 30대 2명을 '통제배달'이라는 수사기법 등으로 붙잡았다. 이는 우체국 집배원 등의 협조를 얻어 수사관들이 배달부와 함께 우편 배달지에 출동해 현장 상황에 따라 작전을 펼쳐 용의자를 검거하는 수사기법이다.

보통 인천국제공항 검색대에서 국제우편으로 온 마약 등 불법 우편물을 적발하더라도 수취인을 바로 소환하거나 조사하지 않고 범인 검거를 위해 인천공항에서 인천지검이나 서울중앙지검에 신고하고, 다시 관할 지검에 통보해 검찰 수사관들이 집배원과 동행하거나 배달부로 위장하는 방법으로 현장에서 용의자를 검거한다는 게 검찰 관계자의 얘기다.

대구지방검찰청 강력부(부장검사 김옥환)는 신종마약인 '5F-AKB-48'(임시향정신성의약품으로 합성 대마의 일종)을 영국발 항공우편물로 포장해 국내에 들여온 혐의(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로 A씨와 친구 B(30) 씨 등 30대 2명을 구속 기소했다고 26일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이들은 지난달 1일 영국에서 출발해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하는 항공기에 국제등기우편물로 '5F-AKB-48' 24g(시가 40만원 상당)을 밀수입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 조사 결과 각각 캐나다와 일본 유학 생활을 한 적이 있는 이들은 수사기관의 단속을 피하기 위해 B씨가 일본인 친구 이름으로 신종마약을 인터넷으로 주문하고, A씨가 자신의 거주지로 국제우편으로 배송받는 방법으로 반입한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은 '통제배달'로 A씨를 붙잡았지만 조사 과정에서 "마약을 주문한 적이 없다. 착오로 우편물을 수령했다"며 범행 사실을 전면부인하고, 마약 복용 검사에서도 음성이 나와 A씨를 석방해야 했지만 밀수와 관련된 휴대전화 카카오톡 대화 내용 등을 복원하고 신용카드 결제 내역을 확인해 결국 구속했다.

대구지검 양부남 2차장검사는 "휴대전화에서 삭제된 신종마약 밀수 관련 카카오톡 대화, 대마초 소지 사진, 마약류 의심물질 흡입 동영상 등을 복원, 여죄를 추궁하고 있다"며 "유학 등 외국체류 경험이 있는 젊은 층 사이에 인터넷을 이용한 신종마약 구입 및 유통이 쉽게 이뤄지고 있는 만큼 유관기관과의 지속적인 단속과 엄정한 처벌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5F-AKB-48은 기존 마약류 물질의 화학구조를 의도적으로 변형시켜 더욱 강력한 환각효과와 중독성을 갖도록 한 물질로 향정신성의약품인 '메스암페타민(필로폰)'보다 환각성과 중독성이 더 강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호준기자 hoper@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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