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역사 속의 인물] 한국 여군의 모태, 김현숙 대령

"모병을 실시하고 있는 중대한 위란기에 일부 비겁한 남자들은 이를 회피하기 위하여 각처를 돌아다니고 있다. 남자들의 비겁한 태도에 많은 우리 여성들은 통한을 금할 수 없는 바이다. 남녀를 막론하고 국가 총력으로 최후의 평화를 획득할 때까지 싸워야 할 것이다."

1950년 한국전쟁 발발 후 김현숙 병과장은 여자배속장교 출신들과 함께 이승만 대통령에게 여자의용군 모집을 건의했고, 그 충정을 높이 산 대통령의 재가를 받았다. 이어 8월에는 부산지구 계엄사령부에서 여자의용군 모집에 관한 담화를 직접 발표했다. 담화문 발표 효과는 컸다. 전국 18~25세의 젊은 여성 3천여 명이 몰렸을 정도로 지원율이 높았다. 심지어 혈서를 써서 지원하는 여성들도 있었다. 1950년 9월 1일 부산에서 제2훈련소 예속으로 500명 정원의 여자의용군교육대가 창설됐고, 4일 입소식이 거행되었다. 조국과 시대의 부름에 기꺼이 응답했던 여자의용군을 직접 가르친 김현숙 병과장은 1953년 3월 한국 여군 최초로 대령으로 진급했고, 1954년에는 미국 아이젠하워 대통령으로부터 공로훈장을 수여받았다. 1960년 9월 30일 전역한 그는 한국 여군 탄생의 주역이자 한국 여군의 역사 그 자체였다. 제8대 전국구 의원과 평화통일정책 자문위원을 거쳐 1981년 11월 별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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