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청도소싸움경기장 개장 2주년…새 레저문화 자리매김

매출 지난해보다 2배 늘어, 올 관람객 100만 명 예고

개장 2주년을 맞은 청도소싸움경기장이 싸움소들의 꾸밈없는 한판 승부로 경기장을 뜨겁게 달구며 관객이 크게 늘고 있다. 청도군 제공
개장 2주년을 맞은 청도소싸움경기장이 싸움소들의 꾸밈없는 한판 승부로 경기장을 뜨겁게 달구며 관객이 크게 늘고 있다. 청도군 제공

청도소싸움경기장이 1일로 개장 2주년을 맞았다. 소싸움경기장은 최근 폭발적인 관객 증대와 매출 신장에 힘입어 각종 기록을 연이어 경신하고 있다. 계절에 구애받지 않는 전용 돔 경기장은 소싸움 특유의 박진감과 통쾌한 승부로 매 주말 관중석을 술렁이게 하고 있다. 청도군과 청도공영사업공사, 한국우사회는 소싸움이 레저문화스포츠로 정상궤도를 달리고 있다는 자신감을 내비치고 있다. 올 연말 손익분기점 달성이라는 목표를 세우며 2011년 개장 당시의 우려도 말끔히 씻어냈다.

◆재미와 반전, 소싸움의 묘미에 빠지다

휴일인 1일 청도소싸움장의 제5경기는 홍소 '번개'와 청소 '검'의 일전으로 치러졌다. 번개(6세)는 17승5패로 승률 77%를 기록하고 있는 공격형 소다. 반면 검(9세)은 14승12무2패로 승률 88%에다 무려 12회나 무승부를 기록하고 있는 전형적인 방어형 소로 경기시작 전에는 도저히 우열을 가리기 어려운 상황.

1라운드 시작과 동시에 머리를 맞대고 힘을 겨룬 두 소는 2라운드에 접어들자 본격적인 공방을 펼치기 시작했다. 홍소 번개가 강하게 밀어붙이자 관중석에서 함성이 터져 나왔다. 3, 4, 5라운드까지 번개의 가공할 뿔치기 연타 공격을 버텨내던 청소 검은 막판 받아치기로 승부를 순식간에 결정지었다. 5라운드 23분46초 만에 청소 검의 깨끗한 뒤집기 승이었다.

경기장을 빠져나오던 관객들은 "공격일변도인 홍소도 잘하고 버티는 청소도 잘한다. 정말 대단하다"고 입을 모았다. 또 다른 관객은 "권투처럼 점수제로 했다면 청소가 졌다. 그만큼 때리고 때려도 참고 이겨냈다"며 "두 소의 경기력에 만족한다"고 즐거워했다. 이날 벌어진 10경기 가운데 제2경기는 무승부를 기록했고, 제6경기, 제8경기 등도 소싸움의 묘미를 만끽하는 흥미진진한 게임으로 진행됐다. 소싸움경기장을 찾은 관객들은 매 경기 시작 전 출전 대기 소를 예의주시하는가 하면 안팎에서 삼삼오오 경기분석과 정보를 나누며 소싸움장만의 진풍경을 연출했다.

◆관객'매출 고공행진

올 들어 청도소싸움경기장은 가족 단위나 연인, 여성 등 관객층이 다양해지면서 연간 관람객 100만 명 시대를 예고하고 있다. 공영사업공사는 토'일요일 경기장 출입 차량이 각각 5천여 대를 웃돌고 있다고 밝혔다. 소싸움경기장을 찾는 관광객이 늘면서 가까운 관광지인 와인터널과 용암온천, 프로방스 등도 활력이 넘치고 있다. 축제성 민속대회가 경기몰입이 어려운 요소가 많은 반면 베팅이 가미된 소싸움은 짜릿한 승부의 세계를 선사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이영구 공영사업공사 팀장은 "싸움을 회피하는 소의 출전 제재, 이긴 소와 진 소끼리 대진을 짜는 승승패패 방식 등 싸움소 경기력 향상이 매출 신장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말했다. 박빙의 경기가 많아지면서 관객들의 관심도 상대적으로 높아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공영사업공사에 따르면 8월 말 현재 매출은 지난해에 비해 1.9배가 증가했다. 누적매출액도 118억2천만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누적매출액 62억7천만원에 비해 2배 가까이 늘어났다. 일일 매출도 기록을 경신하고 있다. 일일 매출은 지난달 25일 3억500만원에서 이달 1일에는 3억1천300만원으로 증가했다. 한 경기 최고 매출액도 1일 열린 제10경기가 4천10만원을 기록했다.

◆현대식 소싸움, 지역 발전 촉매로

현대식 레저스포츠로 자리를 굳히고 있는 청도소싸움장은 지역경제에 미치는 파급효과가 크다. 소싸움경기장에서만 심판 16명, 조교사 22명, 싸움소 주인 153명, 발매창구 직원 등 300여 명의 고용창출 효과를 거뒀다. 소싸움경기장은 청도 관광 분야의 첨병 역할을 하며 축산 분야에도 변화를 일으키고 있다. 싸움소의 원활한 공급을 위한 싸움소 전문 농가가 확대되고 종자개량을 통한 우량종 한우생산기반이 확충되는 등 기대감이 커지고 있는 것. 청도군은 싸움소 발굴 및 분양을 위한 중장기 계획을 수립하고, 싸움소 캐릭터 개발 및 장난감 제조 등 부대사업도 추진하고 있다.

박충배 공영사업공사 사장은 "청도소싸움은 해외 방송사에서 며칠씩 촬영해갈 정도로 국내외에서 주목받고 있다"며 "관광 상품으로 매년 업그레이드되면서 지역 경제를 활성화하는 촉매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청도'노진규기자 jgroh@msnet.co.kr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