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주목 이책!]자기절제사회

자기절제사회 / 대니얼 액스트 지음/ 구계원 옮김/ 민음사 펴냄

'애슐리매디슨닷컴'이라는 바람둥이들을 위한 웹 사이트는"인생은 짧다. 바람을 피워라"라는 모토로 사람들의 숨은 욕망을 자극하지만 결과에 대해서는 어떤 책임도 지지 않는다. 선택은 개인의 자유의지에 달려 있기 때문이다. 산업화 이후 이렇듯 치명적인 유혹들이 하나둘 우리를 에워싸기 시작했다. 그 결과 인간은 총천연색 유혹이 위협하는 세상에 얄팍한 의지 하나만을 걸친 채 맨몸으로 버려지게 되었다.

미국인 전체 사망률의 50%를 차지하는 원인은 무시무시한 암이나 총기에 의한 살인이 아니다. 일종의 느린 자살, 즉 '자제력 부족'이 그 원인이다. 전체 미국인 가운데 흡연, 과음, 비만, 위험한 섹스 등으로 죽는 사람이 연간 100만 명에 이른다.

하지만 이처럼 자제력은 현대인의 건강과 생존을 좌우하는 필수조건이 됐지만 뇌과학, 진화생물학, 행동심리학의 최신 연구 성과들은 인간의 의지력에 의문을 제기한다. 인간은 욕망에 저항하도록 진화하지도 않았고, 자유의지가 존재하는지조차 불확실하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이대로 세상이 놓은 덫에 희생되어야 하는가? 저자는 넘쳐나는 유혹에 맞설 다양한 전략들을 제시한다. 세이렌의 유혹에 맞서기 위해 오디세우스는 자신의 자제력을 믿기보다는 부하들에게 자신의 몸을 먼저 돛대에 묶으라고 명령했다. 다이어트를 위한 소금 활용법부터 데이트 사고를 막기 위한 팬티 이용법까지, 저자는 세이렌의 유혹에 맞설 적절한 '사전 예망조치'가 있다는 것. 사전예방조치는 이성적 판단이 가능한 '차가운 상태'에서 욕망에 사로잡혀 '뜨거운 상태'가 될 가능성을 근원적으로 배제하기 때문에 의지가 약한 사람이라도 수월하게 목표를 이룰수 있다. 404쪽, 2만5천원.

한윤조기자 cgdream@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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