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전세금 이하로 내 집 마련"…도태호 국토부 실장

수익·손익 공유형 모기지 세계 유일 부동산 대책

도태호 국토부 주택토지실장
도태호 국토부 주택토지실장

"지난달 전월세 대책으로 나온 상품인 수익형'손익공유형 모기지 모델은 영국에서 도입한 것이 아닌 순수 독자 개발한 토종 상품입니다. 올해 판매량 3천 호의 분량이 적다는 지적이 있는데 4/4분기에만 3천 호를 파니까 사실상 연간 1만2천 호를 판매하는 것과 같습니다." 도태호 국토교통부 주택토지실장은 11일 매일신문과 인터뷰를 통해 8'28 전월세 대책안이 나오기까지 과정을 공개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이번 상품이 획기적이라고 주장하는 이유는?

▶정부가 초저금리 대출을 해주는 대신 집을 팔 때 수익(수익형모기지)과 손해(손익공유형모기지)를 동시에 부담하는 것이다. 주택 매입자들의 부담을 획기적으로 낮추면서 부동산 시장을 활성화하는 세계 유일의 제도다.

-영국에 비슷한 제도가 있다. 세계 유일의 제도는 아니지 않은가?

▶영국에서 시행하고 있는 모델은 손익공유형에 가깝다. 우리가 내놓은 방안은 여기에 수익형 모기지가 플러스 됐다. 특히 이번 상품을 개발할 때 처음부터 영국을 벤치마킹한 게 아니었다. 국토부 직원들이 밤을 새워가며 연구한 끝에 내놓은 결과물이고 나중에 비슷한 상품이 영국에도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따라서 순수 국내 기술로 만든 상품으로 보면 된다.

-정부 주도하에 개발된 것인가?

▶아니다. 대통령께서 전월세 대책을 지시하기 전부터 국토부 주택기금과는 전월세 가격이 사회 문제시될 수 있다고 판단했다. 대책안이 개발 단계에 있을 때 연구 지시가 왔고 세부적인 것을 다듬어 발표한 것이다. 무엇보다 담당 공무원들의 창의성이 빛났다. 금융위에서도 최근 자신들도 생각하지 못한 상품 개발에 놀랍다는 반응을 보였다. 다른 부처들도 국토부에서 이 같은 획기적인 상품을 개발했다는데 놀라움을 감추지 못하는 분위기다.

-시범 사업이자만 3천 호는 물량이 적은 것 아닌가?

▶올해 10월부터 4/4분기 동안 3천 호를 판매한다. 내년에는 1/4분기부터 판매할 경우 1만2천 호로 대상이 확대된다. 우리와 인구가 비슷한 영국(5천300만 명)도 연간 판매량이 5천 호에 불과하다. 시범사업 치고는 결코 적지 않은 물량이며 앞으로 확대 시행할 경우 시장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확신한다.

-앞으로 주택 가격이 상승한다고 보나?

▶단기간 등락을 거듭하겠지만 장기적으로는 오를 것으로 생각한다. IMF 등 대형 변수가 생기지 않는 한 일반적으로 물가 상승이 구매력 제고로 이어질 것이다.

-판매 가능 지역(6대 도시) 외 지역에서는 역차별이라는 주장이 제기된다.

▶인구 밀도도 낮고 외진 곳에 있는 아파트까지 지원하는 것은 시급성도 떨어지고 또 다른 역차별을 불러올 수 있는 여지가 있다. 전월세난 고통 해소는 전월세 상승률이 높은 지역에 포커스를 맞춰야 하는 것 아닌가. 특히 이번 사업은 어디까지는 시범 단계다. 차차 대상 범위를 넓혀 나갈 계획이다.

-대구 등 지방에 미칠 영향은?

▶대구는 상대적으로 주택 가격이 안정적으로 관리되고 있는 지역이지만 최근 전세금이 조금 오르고 있다. 2년마다 전세금을 올려 주느니 이번 기회에 정부 지원을 받아 전세금 이하로 내 집을 마련하는 방법도 생각할 수 있다. 특히 세입자는 거듭되는 이사 비용 등과 안정적 거주로 인한 인간관계 등을 잘 따져봐야 한다.

-수익공유형과 손익공유형 모기지 중 어떤 제도가 더 유리한가.

▶향후 집값에 대한 기대와 자기자금 규모 등 주택 구입자의 판단과 상황에 따라 다르다. 집값 하락 시 손실을 구입자와 주택기금이 나눠서 부담하는 손익형이 수익형(손실을 모두 구입자 부담)보다 유리하다. 반면 대출한도는 집값의 70%인 수익형이 손익형(집값의 40%)보다 조건이 좋다. 수익형은 목돈이 없는 사회초년생이나 신혼부부, 손익형은 기존 전세보증금에 최소한의 비용만 더해 내 집을 마련하려는 무주택자에게 적합하다.

박상전기자 mikypar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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