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 동안 철물점을 운영하면서 갖은 고생을 했어요. 이제 어려운 이웃들의 아픈 마음을 달래주며 살고 싶어요."
대구 송현동에는 마음씨 후덕한 철물점 아저씨가 살고 있다. 주인공은 최진우(54) 씨. 강원도 양구 출신인 그는 20대에 대구에 와 맨몸으로 철물점을 시작해 지금은 품목만 2천여 점이 넘는 만물상을 이뤘다. 철물점에서 만난 그는 철물점 30년 질곡의 세월이 밴 듯 이마에 주름살이 굵게 패 있다. 그런 그가 송현사랑 행복나눔공동체(이하 나눔공동체)를 결성해 3년째 이웃사랑을 실천, 주민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행복나눔공동체는 송현3동 관내 홀몸노인, 차상위계층 등 정부 지원이 미치지 않는 소외이웃을 돕기 위해 만들었다. 동네 장기 거주자나 자영업자를 주축으로 30여 명의 회원도 모았다.
"송현3동 일대는 대부분 단독주택지역이어서 생활이 어려운 사람이 많아요. 작은 실천이지만 이런 사람들에게 희망을 주고 싶어요."
나눔공동체는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추석 명절 때는 홀몸노인들에게 성금을 지원하고 있다. 올해도 추석을 맞아 10여 명을 추천받아 한가위 성금을 지원할 계획이다. 또 가을에는 사랑의 김장 담그기 행사를 하고 있다. 회원들이 직접 김치를 담가 20여 명 어려운 이웃에 김치를 나누고 있다. 나눔공동체는 올해 새로운 사업도 전개하기로 했다. 가정형편이 어려운 중'고생에게 사랑의 장학금을 전달하는 것. 매년 학생 2명을 선정해 1인당 100만원씩 장학금을 지급할 방침이다. 나눔공동체는 작년에 송현2동 주민센터 마당에서 농산물 사랑나눔 바자회도 열어 주민들의 성원을 받았다.
그는 개인적인 나눔활동도 하고 있다. 바르게살기운동 행사비 및 자율방범대 방한복 지원, 경로당 및 복지관 행사 협찬 등 매년 10여 차례 후원하고 있다. 또 달서구 웃는 마라톤대회에도 동참하고 있다. 직원들과 함께 마라톤 참가와 함께 후원금을 꾸준히 지원하고 있다. 강원도 고향에도 마을회관 건립 때 삽 100자루를 비롯해 대형TV 1대도 기증했다.
"철물점으로 돈은 크게 벌 수는 없지만 고객을 위한 무휴 영업, 다양한 품목 확보, 신속한 공급이 철물점을 오랫동안 유지해온 비결 같습니다."
조립식 건물 1'2층에는 건축자재, 가정용품, 안전용품 등 온갖 물품들이 어지럽게 진열돼 있다. 대장간 낫, 자갈 소쿠리, 나무로 만든 되, 손수레, 분무기, 지게 등 빛바랜 옛날 물건들도 보인다. 그는 철물점 구석구석 어떤 품목이 어디에 있는지 훤히 꿰뚫고 있다. 그는 학업을 제대로 못해 건설회사 자재 심부름을 하다 철물점에 뛰어들었다. 처음에는 남의 땅에 점포도 없이 방 한 칸만 만들어 생활했다. 혼자 하루에 못'철사 등 30t 이상 짐을 내리고 싣는 힘든 일도 견뎠다. 부도도 3차례 맞기도 했지만 포기 않고 끈질기게 일했다. 이런 노력은 매천지구 아파트, 포항신항만 배후도로, 대구 U대회 선수촌 건설 등에 각종 철물용품을 납품하기도 했다.
"청춘을 바쳐 철물점 아저씨로 살아가지만 후회하지 않아요. 젊은이들도 자신의 일에 만족하고 열심히 노력하면 성공할 수 있을 거예요."
김동석기자 dotory125@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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