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부적응의 근본 원인 중 하나는 학업 문제에 있습니다. 다만 학교 부적응 청소년들은 배움을 포기한 아이들이 아니라, 다른 방식으로 가르쳐야 할 아이들이라는 점을 어른들이 깨달아야 합니다."
대구의 한 대안교육 전문가가 청소년 학교 부적응을 주제로 박사논문을 펴내 주목받고 있다.
대구청소년대안교육원 최해룡(59) 원장은 최근 경북대 대학원 교육학과(교육심리 및 상담심리전공)에 '학교 부적응 학생의 대안학교 재적응 교육에 관한 근거이론 연구'라는 제목의 박사논문을 제출해 통과 받았다.
교사 출신인 최 원장은 학교 부적응 학생을 위한 교육에 뜻을 품고 2007년 교직을 명예퇴직했다. 오랜 학생상담 경험 결과 '학교 부적응 청소년들이 학교는 가지 않으려고 하지만 배움을 포기한 것이 아니다'고 생각한 그는 2006년 가온학교(현 대구청소년대안교육원 부설)를 설립, 지난 7년여 간 운영했다. 이번 박사논문에는 그동안 가온학교을 거쳐 간 100여 명의 아이들 중 작년 2학기에 가온학교에서 재적응 교육을 받은 26명의 생생한 사례를 담았다.
"학교에 적응하지 못하는 아이들을 상담해보니까, 학습(공부) 문제가 많았어요. 아이들이 초등학생 때는 미술, 체육을 잘해도 칭찬받지만, 중학생이 돼 등수가 매겨지면 결국 공부를 잘해야 칭찬받잖아요. 청소년은 인정받고 싶은 욕구가 강한데, 공부에서 처지는 아이들은 학교에서 계속 지적당하고, 이게 부모와 갈등으로 이어지니까 학교 부적응으로 이어지고 있었습니다."
논문 중 한 대목은 이런 아이들의 고충을 솔직하게 전달한다. '공부가 되지 않는 아이들에게 지식전달 위주의 교육에만 치중하는 교육은 아무런 의미가 없었다. 이들에게 학교는 단순히 친구를 만나서 노는 곳이며 수업시간은 잠이나 자는 시간이었다.'
최 원장이 생각하는 대안학교의 첫 번째 목표는 학교 부적응 아이들을 학교로 돌려보내는 일이다. 그래서 가온학교에서는 이 아이들에게 재미를 줄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아이들 모두가 참여하는 부족회의, 집단 상담, 봉사활동, 텃밭가꾸기, 역사'문화체험 등을 진행했다.
"학교 부적응 아이들이 학교에서와는 달리 자신을 있는 그대로 인정받고 이해받는 '편안함'을 느끼도록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다양한 체험위주의 활동으로 '재미'를 느끼게 하고 자발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하는 것도 중요하고요." 최 원장은 학교 교육이 달라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도 더이상 낙오자를 만드는 교육이 아니라, 핀란드처럼 무학년제 교육이나 학점제 운영 등을 적극적으로 검토해야 한다"며 "아울러 학교 부적응 학생들을 대상으로 하는 소규모 대안학교에 대한 교육당국의 인가와 지원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최병고기자 cb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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