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시민기자의 눈] 수성구 이용소 주인 안병학 씨

"가위손 재능 봉사 나누며 살고 싶어요"

"수성구라 해서 다 잘사는 줄 알았더니 어려운 분도 더러 있더라고요. 가위손 봉사로 재능을 나누며 살고 싶어요."

대구 수성구 들안길네거리에서 상동시장 가는 길 중간쯤. 허름한 이용소 유리문에는 '이발 무료'라는 빨간 글씨가 붙어 있어 있다. 또 그 아래에는 '생활이 어려운 분은 무료부터 주시는 대로 받습니다'라는 작은 글씨도 쓰여 있다. 대명동에서 이용원을 하다가 5년 전에 수성구로 이전해 온 신성이용소 주인 안병학(68) 씨.

그는 수성구에서 마음씨 후덕한 아름다운 이발사로 통한다. 그는 수성구에 어려운 주민이 별로 없는 것으로 생각했는데 의외로 많이 산다는 사실에 깜짝 놀랐다. 그래서 이용소 주변 어려운 이웃을 위해 배운 이용기술을 나누는 무료 이발을 착안했다.

"아들 둘을 키워 결혼도 시켰어요. 이제 두 부부가 남아 밥 먹고 사는 건 걱정이 없으니 이웃을 위해 살아야죠."

그는 생활이 어려운 사람은 정히 공짜가 마음에 걸리면 1천원이라도 놓고 가면 된다고 한다. 또 일반인 이발료도 싸게 받고 있다. 이발, 염색 모두 합해 1만2천원이다. 그는 이발을 천직으로 삼고 있다. 고희를 앞둔 나이지만 그는 "이발직업이 정년이 없으니 얼마나 좋으냐"며 마음 좋게 웃었다.

글'사진 방종현 시민기자 bjh1176@naver.com

멘토'김동석기자 dotory125@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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