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장애인 몸으로 문화소외지역 찾아…서상복 대구문화예술단 단장

1000여회 무료 공연

장애를 딛고, 지역 문화예술 자원봉사에 앞장서고 있는 서상복 대구문화예술단장. 자신의 이름처럼 자원봉사 쪽에서 상복이 많다. 이채근기자 mincho@msnet.co.kr
장애를 딛고, 지역 문화예술 자원봉사에 앞장서고 있는 서상복 대구문화예술단장. 자신의 이름처럼 자원봉사 쪽에서 상복이 많다. 이채근기자 mincho@msnet.co.kr

"문화예술단체와 기업체가 결연을 맺어 문화 소외지역(장애우 시설, 농어촌 지역 등)을 찾아가 더 많은 공연을 하고 싶습니다."

(사)대구문화예술단 서상복(56) 단장의 작은 바람이다. 1979년 교통사고로 목뼈가 부러지면서 손가락 하나도 제 마음대로 움직일 수 없는 상태였지만 조금씩 재활하면서 공연 문화에 뛰어들었다. 휠체어에 앉아 조명, 비눗방울, 스모그 등 8가지 장비를 다루는 기술을 배웠다. 이후 공연 문화예술 쪽에서 사회봉사 등 많은 일을 하면서 익힌 노하우를 바탕으로 15년 전 (사)대구문화예술단을 만들었다. (사)대구문화예술단은 각종 공연장비를 갖추고, 지역 예술단체와 비영리 사회단체의 행사 때 조명과 특수효과 등 이벤트 장비를 무료로 지원하고 있다. (사)대구문화예술단에는 지역에서 활동 중인 트로트, 발라드, 국악민요, 통기타 가수뿐 아니라 한국무용, 각설이, 코미디, 사물놀이, 색소폰 연주자 등 100여 명이 함께 하고 있다.

서 단장은 "관객이 적은 요양원이나 장애인 시설 등 공연 때도 공연장비를 대여해 예술인들이 보다 수준 높은 공연을 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며 "비록 제 몸이 불편하지만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작은 일에 큰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예술단은 장애우 단체 및 시설, 재활원, 양로원, 요양원, 군부대, 교도소, 노인복지관, 농어촌 마을 등 가지 않는 곳이 없을 정도다. 이곳에 가서 위문공연 및 가요콘서트, 추억의 가요 무대, 사랑나눔 콘서트 등을 무료로 열어준다. 15년 동안 대구경북 지역은 물론 소록도, 거제도까지 총 1천 회 공연을 했다. 홀몸노인들을 위한 합동 칠순잔치도 벌써 8번이나 개최했다.

특이한 사회봉사도 많이 한다. 수술비가 없어 수술하지 못하는 한 장애인에게 공산초교 43회 동기들과 함께 음악회를 열어 500만원을 지원했는가 하면, 전남 진도군 조도면 낙도 어린이들에게 학용품을 보내기도 했다. 소년소녀 가장과 고아원생을 위한 초청 외식도 대구문화예술단의 좋은 프로그램 중 하나다.

서상복 단장은 이름처럼 상복(賞福)도 많다. 한국장애인봉사협회 설립, 사랑의 문고 개관, 사랑의 전화 개통 등 많은 사회봉사 활동을 한 공로를 인정받아 ▷1988년 MBC 선정 좋은 한국인 대상 ▷1999년 사회봉사 부문 신지식인 선정 ▷2005년 TBC 선정 자랑스런 대경인상 등을 수상했다. 그는 "무척 피곤하고 힘든 일이지만 보람도 크고, 도와주시는 분들이 많아 힘이 난다"고 말했다.

권성훈기자 cdrom@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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