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그룹이 좌초 위기에 처하면서 증시에도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다. 전문가들은 동양그룹 사태가 투자 심리 위축으로 이어질 것을 경계하고 있다. 이를 반영하듯 최근 고객이 주식을 사려고 증권사에 맡겨 놓는 돈인 고객예탁금이 급감하며 14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금융감독원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기준 한국증권금융에 예치된 고객예탁금은 16조2천652억원으로 작년 7월30일(16조379억원) 이후 가장 적었다. 고객예탁금은 지난달 16일 19조4천404억원에서 불과 2주만에 3조원이 넘게 줄었다. 이는 동양그룹 사태로 불안감이 확산하자 동양증권을 중심으로 투자자들이 예탁금을 빼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동양그룹 사태가 증권업계에 악재가 될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되고 있다. 동양증권의 불완전 판매 의혹이 불거지면서 증권업계에 대한 신뢰도가 떨어지고 위험 자산 기피 현상이 강해질 수 있다는 것. 서영수 키움증권 연구원은 "동양그룹 사태 이후 안전자산 선호현상이 심화돼 종합자산관리계좌(CMA) 등의 단기자금이 은행권으로 이동할 가능성이 크다. 증권업계가 조기에 수습하지 않는다면 자산관리시장 전반에 부정적인 인식이 확산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자본시장실장은 "동양증권 자금 일부가 다른 증권사로 이동할 수 있지만 크게 반사이익을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오히려 동양그룹 회사채 등에 투자했다가 손해를 보게 된 투자자들로 인해 증권업계 전반에 대한 불신이 높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
동양그룹 계열사들의 잇따른 법정관리 신청 사태가 소매 채권시장에 악영향을 줄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동양그룹은 동양시멘트, 동양네트웍스, 동양, 동양인터내셔널, 동양레저 등 5개사에 대해 법정관리를 신청했다. 법정관리 신청으로 채권'채무가 동결됐으며 이들 회사의 기업어음(CP)이나 회사채에 투자한 개인들은 막대한 손해를 보게 됐다.
하나대투증권은 보고서를 통해 "동양그룹 계열사 채권 가운데 개인에게 팔린 규모는 1조원이 넘고 투자자 수는 4만~5만 명에 육박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이는 2011년 저축은행 후순위채권 투자자(2만 명)보다 배 이상 많은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김상만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동양그룹 채권 투자자들의 경우 다른 소매채권에도 투자하는 수요층일 가능성이 크다. 그동안 웅진, STX그룹 사태로 움츠러든 소매 채권시장이 당분간 활로를 찾기는 어려워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경달기자 saran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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