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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영화] EBS 세계의 명화 '존 말코비치 되기' 5일 오후 11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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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능과 열정에 비해 일이 잘 풀리지 않는 인형조종술사 크레이그 슈워츠는 불경기 속에서 실업자 신세를 면치 못한 채 살아간다. 심지어 거리에서 공연을 하다 얻어맞는 등 수난이 그치지 않는다. 다른 직업을 찾아보라는 아내 로테의 조언에 신문을 뒤적이던 크레이그는 우연히 눈에 띄는 구인광고를 발견한다. 재빠른 손놀림으로 서류 정리를 도와줄 문서 정리원을 찾는다는 내용이었다. 이렇게 찾아간 레스터 사는 기이하게도 건물의 7층과 8층 사이, 즉 7.5층에 위치하고 있었다. 면접을 무사히 통과한 크레이그는 어느 날 사무실 벽에 숨겨진 문 하나를 발견하는데, 그것은 기이하게도 배우 존 말코비치의 뇌로 들어가는 입구였다. 타인의 몸에서 신기한 경험을 한 크레이그는 이 사실을 아내 로테와 회사 동료 맥신에게 알리지만 이로 인해 그의 인생은 헤어날 수 없는 미궁으로 빠져들게 된다.

기발한 상상력으로 무장한 '존 말코비치 되기'는 관객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장치 이면에 인간의 자의식과 욕망이라는 심오하고 철학적인 주제를 담고 있다. 존 말코비치의 뇌로 들어가는 입구는 대단히 모호하고 형이상학적이지만 그곳에서 빠져나오는 출구는 고속도로 옆 도랑이라는 지극히 현실적인 공간이다. 영화는 제목처럼 존 말코비치의 이야기가 아니라 레스터 사가 위치한 7.5층이 암시하듯 나와 타인의 존재 사이에서 정체성을 포기한 채 꿈과 사랑을 추구하지만 결국 아무것도 얻지 못하는 크레이그의 절망적인 내면세계를 따라가고 있다. 이 영화는 '이터널 선샤인'을 통해 천재 각본가로 알려진 찰리 카우프만의 데뷔작이다. 뮤직비디오로 단련된 스파이크 존즈 감독의 영상미와 찰리 카우프만의 독창적이고 기발한 상상력이 잘 어우러져 있다. 실존 인물로 등장하는 존 말코비치, 기괴한 열망과 사랑을 쫓는 존 쿠삭의 호연도 놓치지 말아야 할 볼거리다. 러닝타임 112분.

한윤조기자 cgdream@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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