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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르신들의 한 아파트 두 봉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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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천주공1단지 경로회원들

17일 오전 대구 남구
17일 오전 대구 남구 '이천주공1단지 자원봉사단'과 '맑은물 자원봉사단'으로 구성된 지역 어르신들이 희망교 아래 신천둔치에서 환경정화 활동을 펼치고 있다. 정운철기자 woon@msnet.co.kr

대구시내 한 아파트단지의 경로당 어르신들이 자발적으로 봉사활동모임을 조직, 왕성하게 활동해 화제다.

주인공은 대구 남구 이천동 이천주공1단지 경로당 어르신들의 자원봉사활동 모임인 '이천주공1단지 자원봉사단'과 '맑은물 자원봉사단'. 어르신들은 3년째 지역 주민들을 위한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이천주공1단지 자원봉사단'과 '맑은물 자원봉사단' 구성원 모두 이천주공1단지 아파트에 살고 있는 어르신들이다. 3년 전 자원봉사단을 결성할 때 인원수가 너무 많아 효율적으로 봉사단을 운영하기 위해 각각 20명씩 두 팀으로 나눈 것이 지금의 자원봉사단 형태로 남았다. '이천주공1단지 자원봉사단'의 단장은 윤종훈(75) 씨, '맑은물 자원봉사단'은 안토목(72) 씨가 단장을 맡고 있다. 윤 단장은 "봉사단 꾸리기 이전에 개인적으로 다른 자원봉사활동을 많이 해왔는데 그때의 좋았던 경험을 다른 이웃들과 나누고 싶었다"며 "그래서 자원봉사단을 만들어 같이 자원봉사를 하자고 경로당에 나오는 이웃들에게 말했고 이에 다른 노인들도 흔쾌히 응했다"고 말했다.

어르신들이 모인 자원봉사단이 벌이고 있는 활동은 다양하다. 가장 많은 봉사활동을 하는 장소는 신천둔치 대봉교~희망교 구간이다. 매월 2회 이상 두 자원봉사단이 이 구간을 번갈아서 나오거나 혹은 합동으로 나와서 쓰레기를 줍는 등 환경정화활동을 한다. 또 인근에 있는 대봉초등학교 학생들의 등'하굣길 학생 보호 및 방범활동은 물론 초등학교 학생들에게 전통놀이를 가르치기도 한다. 대봉초교 관계자는 "15일 자원봉사단 어르신들이 학교를 찾아 6학년 학생들에게 윷놀이를 가르쳐주고 함께 줄넘기를 하면서 즐거운 시간을 가졌다"며 "어르신들의 봉사활동으로 학교를 다니는 학생들이 즐겁고 안전하게 학교를 다닐 수 있게 돼 감사하다"고 말했다. 이 밖에도 경로당을 찾는 어르신들을 대상으로 하는 한자교실과 아파트 단지 내 무료도서관도 운영한다.

대부분 70대인 고령의 나이이지만 봉사단원들은 자원봉사를 하는 순간만큼은 지치지 않는다. 안토목 단장은 "80세 이상이신 어르신들도 정정한 모습으로 봉사활동에 나선다"며 "봉사단원들 모두 자신들이 하고 싶어서 하는 자원봉사활동인 만큼 힘들어하는 모습이 없다"고 말했다. 이들의 봉사활동은 지역에서도 인정받아 2010년 대구시에서 주최하는 노인자원봉사단 사례발표회에서 1등상을 받았으며, 올해에도 똑같은 대회에 나가 장려상을 받기도 했다. 한 봉사단원은 "나이가 많아도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있다는 게 얼마나 좋은지 모른다"며 "나갈 때마다 자녀들이 나를 자랑스럽게 생각해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이천주공1단지 어르신들의 봉사활동은 내년에도 계속될 예정이다. 봉사단원들은 "봉사활동을 하면서 이웃 간에 서로 친해져 동네 분위기가 좋아졌다"며 "어르신들의 봉사활동을 보고 젊은 사람들도 배워 함께 더 좋은 세상을 만들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화섭기자 lhsskf@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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