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동호동락] '대출대도' 가을정기캠프

온라인 이웃들과 함께…음악회'마술쇼로 즐거운 시간

매주 짐을 꾸리고 들잠을 자지만 특별한 날 특별한 사람을 만나는 일은 매번 설레는 일입니다. 지난주는 온라인에서 소통하며 만나던 이웃들을 공식적으로 만날 수 있는 '대출대도 가을정기캠프'를 다녀왔습니다.

◆소중한 만남, 좋은 시간

고령 신촌유원지. 갑작스레 떨어졌던 기온도 다행히 예년 기온으로 돌아와줬고 한여름 붐볐을 유원지는 계절만큼이나 아늑했습니다. 작은 소리를 내며 흐르는 개울과 들판의 노란 곡식들이 마음속의 감성을 일깨워줬고 키 큰 나무는 그늘을 제공해줬습니다. 그 속에서 우리들의 만남은 시작됐습니다.

한동안 바쁜 일상으로 소홀했던 동호회였지만 회원들은 언제나처럼 반갑게 맞아줘 마음 편하게 즐길 수 있는 마음까지 생겼습니다. 토요일 저녁, 고령군수의 깜짝 방문과 비아트리오 및 회원들의 재능기부로 이어진 작은음악회는 가을밤을 즐기기에 더없이 좋은 시간이었습니다. 특히 아이들과 함께한 마술쇼는 한바탕 웃어가는 시간이 되었습니다.

조금은 코끝 싸한 느낌의 이른 일요일 아침, 향긋한 원두커피 향과 모닥불 타들어가는 소리는 행복감을 자극했습니다. 요즘 한참 이슈가 되고 있는 백패킹에 대한 관심이나 캠핑장비에 대한 정보도 주고받으며 사람 냄새 나는 이야기로 오전을 즐겼습니다. 사육캠핑이라고 불릴 만큼 서로 주고받는 넉넉한 인심은 이날도 예외는 아니었습니다. 배고플 시간 없이 식사시간이 다가오면 먹고 또 먹었습니다.

점심 후 아이들을 위한 행사가 이어졌습니다. 전 천하장사 김정필 씨가 이들의 샅바를 매주기도 하고 씨름 상대를 해주었습니다. 아이들은 천하장사와 함께한 시간을 평생토록 기억하겠지요. 아마 이날 씨름이라는 운동을 처음 알게 된 아이들도 꽤 있을 것입니다. 어린이날을 떠올리는 풍선공예시간은 귀여운 아기천사들을 한층 더 귀여운 모습으로 표현해 주었고, 세상을 이끄는 아줌마의 힘을 백배 보여준 안지기님들의 팔씨름은 구경하는 사람들마저 용쓰게 했습니다. 팩을 박는 힘으로 겨룬 캠퍼들의 팔씨름은 한낮다운 열정을 보여주었습니다. 어른들만의 힐링이 아닌 아이들과 함께한 체험은 더 즐겁고 행복했습니다. 경품 추첨도 있었습니다. 여느 때보다 경품이 많아 모두 작은 선물 하나씩을 받았습니다.

◆또 만남 약속

처음 만나 하루를 함께한 우리는 또 다음을 함께하자고 약속했습니다. '내 것'과 '네 것'의 구분이 아닌 소중한 시간을 함께하고, 먹거리를 공유하고, 인심을 나누는 즐거움을 설명이 아닌 경험으로 체험했습니다. 아이들도 깨우쳤겠지요. 아마 깨닫지 못했으면 다음에 깨우치면 되니까. '캠핑' '야영' '들살이'. 각자의 생각도 다르고 살아온 방식도 다른 인격이 만나 어울리고 조화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주는 매개체가 아닐까요.

우리는 이른 아침 출근길에 마주쳤을지도 모르고 며칠 전 대형마트에서 지나쳤을지도 모르나 일상생활에선 먼저 말을 걸거나 친근감을 표현하지 않지만 캠핑장에서는 자연스럽게 마음이 열립니다. 이웃이라는 표현이 부담스럽지 않고 어릴 적 그 이웃들과 닮아있다고 느낍니다.

요즘은 캠핑인구가 늘어나면서 좋지 않은 소식도 들리지만 이날은 모두 좋은 캠퍼들이었습니다. 헤어지는 아쉬움보다 다음 만남을 더 기다리게 했습니다. 언제나 내가 머물다간 곳은 깨끗이 정리하고 '2013년 대출대도 가을정기캠프'를 마쳤습니다. 내년 봄정기캠프 때 만날 것을 약속하면서…. 그땐 오늘보다 더 가까운 이웃으로 만날 수 있을 겁니다.

윤은희(네이버 카페 '대출대도'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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