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말 국가정보원의 대선 댓글 사건 공판에서 'MB 스타일' 동영상이 불거져 나왔다는 사실이 최근 보도됐다. 국정원 심리전단의 전 중간 간부가 대통령 비판에 대한 반박 차원에서 이 동영상을 올리라는 지시를 상부로부터 받았다는 것이다. 국정원 심리전단 요원들이 지시에 따라 지난해 8월 말에 'MB 스타일' 동영상을 인터넷 게시판 등에 집중적으로 유포했고 군 사이버사령부는 이를 조직적으로 확산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8월이면 싸이의 '강남 스타일'이 전 세계적인 열풍을 일으켜 다양한 패러디 동영상이 넘쳐나던 때였다. 'MB 스타일' 동영상 역시 이명박 전 대통령 재임 시절 그의 '업적'을 홍보하려고 만들어졌다. 패러디 동영상들은 자생적으로 만들어져 인기를 끈 것도 많았는데 'MB 스타일' 동영상은 자생적이지도 않았고 지금에야 알려졌으니 별 인기가 없었던 것 같다. 국정원과 군 사이버사령부가 대통령을 노골적으로 칭송하는 동영상을 만들고 퍼뜨렸다니 실소를 자아내게 한다.
'MB 스타일' 동영상 보도와 거의 동시에 이 전 대통령이 설립한 청계재단이 기부금을 원래 목적인 장학금으로 지급하지 않고 재산 증자용으로 적립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청계재단이 지금까지 100억여 원 상당의 주식을 기부받은 이후 이를 재산 증자 목적의 기부 수입으로 편성, 장학금 지급 용도로 사용하지 않고 적립할 수 있도록 했다는 것이다. 쌓아만 놓고 쓰지 않다 보니 2010년 6억 2천만 원에 달했던 장학금 지급액은 2011년 5억 8천만 원, 올해 4억 5천만 원 수준으로 해를 거듭할수록 줄고 있다. 장학금을 받은 학생 수도 2010년 447명, 2011년 408명에 비해 지난해 305명으로 급격히 줄었다.
청계재단은 이 전 대통령이 재임 시절 전 재산을 사회에 환원하겠다며 사재 331억 원을 털어 만든 장학재단이다. 당시 이 전 대통령 소유의 부동산을 담보로 은행으로부터 대출받은 빚도 함께 재단으로 넘겨져 장학금 지급이 줄어든 것으로 알려졌다. 'MB 스타일' 동영상에는 이 전 대통령을 '기부왕'으로 표현하고 '전 재산을 기부하는 남자, 국민을 지키는 슈퍼맨이 되고 싶은, 따사로운 남자'라는 노래 가사가 들어 있다. 'MB 찬가' 동영상도 낯뜨겁지만, 그 내용에 걸맞지 않게 꼼수와 같은 행태가 벌어지는 것은 더욱 민망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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