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우유업계가 일제히 우유가격을 인상하면서 소비자들의 장바구니 물가 부담이 커졌다. 대부분의 부모들은 '우유 마셔야 키가 큰다'며 아이들에게 우유를 먹이는 것이 습관화됐지만 우유의 효능에 대해서는 찬반양론이 분분하다. 여기에 우리나라의 왜곡된 우유 가격까지 논란을 더하고 있다.
◆우유는 과연 몸에 좋은가
우유가 세상에서 제일 좋다는 '우유송'이 유행할 만큼 우유는 건강식, 특히 성장기 아이들에게 도움이 되는 식품으로 알려져 있다. 최근 걸 그룹이 나와 우유의 다양한 효과를 홍보하는 캠페인 광고에서 키 성장은 물론 다이어트, 피부미용에도 우유가 좋다는 메시지를 전한다.
우유는 완전식품으로도 불린다. 단백질, 지방, 탄수화물, 무기질, 비타민 등 우리 몸에 필요한 5대 영양소가 골고루 들어 아이들의 성장에 도움이 되는 완전식품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여기에 반기를 드는 사람들도 있다. 2008년 미국에서 제작된 '우유에 관한 불편한 진실'이라는 유튜브 영상은 우유와 치즈 등의 유제품을 먹으면 칼슘을 밖으로 배출시켜 골다공증의 원인이 된다고 주장한다. 이들은 유제품의 소비가 많은 나라의 골다공증 발병률이 높다고 말한다.
또 우유가 암을 유발하고 암세포 성장을 촉진시킨다는 내용도 담고 있다. 이후에도 우유에 대해 부정적인 내용을 담은 각종 책이 출판되면서 소비자들은 우유를 마시면서도 불안할 수밖에 없다.
우유의 유해성을 주장하는 학자들도 많지만 아직은 우유는 몸에 좋다는 것이 대다수의 의견이다. 게다가 암이나 골다공증 유발 등의 내용도 근거가 부족하다는 주장이 우세하다.
낙농자조금관리위원회는 우유의 정확한 사실을 알리기 위해 2010년 '우유 이야기'라는 책자를 발행했다. 책에서는 반대론자들의 견해는 일상에서 우유만을 먹고 다른 음식을 섭취하지 않는다는 가정에서 나오는 것이며, 칼슘을 배출시킨다는 것도 사실과 다르다고 말한다. 실제 미국 유타 주에 사는 9~13세 여학생들에게 1년 동안 더 많은 우유와 유제품을 섭취하게 한 결과 척추의 뼈 밀도가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는 것.
물론 우유가 모든 사람에게 좋다고 말할 수는 없다. 칼슘과 단백질 등 몸에 좋은 성분을 포함하고 있지만 동물성 지방은 혈관계 질환을 앓거나 비만인 사람에게는 좋지 않다.
◆저지방우유 등 가공우유가 더 비싼 우리나라
최근의 우유가격 인상에 커피우유, 초코우유 등 가공유 제품의 가격 인상 폭은 원유값 상승폭의 최대 6.5배나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에 따르면 서울우유, 매일유업, 남양유업 등 최근 우유 가격을 인상한 우유업체들의 제품가격을 분석한 결과 원유가 106원 올라 흰 우유(1ℓ) 가격이 200원대 전후 상승하는 동안 초코우유, 커피우유 등 가공유 제품의 가격 인상 폭은 원유 가격의 5.1~6.5배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동원F&B의 '덴마크 우유 모카라떼'는 300원이 올랐는데 1ℓ로 환산한 값(484원)을 원유 가격 인상분 74.2원(가공유의 원유 함량을 70%로 계산)으로 나눈 결과는 6.5배였다. 같은 방법으로 계산했을 때 값이 400원 오른 푸르밀의 '가나초코우유'는 6배, 260원 오른 서울우유의 초코우유는 5.8배로 흰 우유보다 가공유의 인상 폭이 훨씬 컸다.
소비자단체협의회는 "가공유의 인상 폭이 지나치게 높은 것은 우유가격을 올리면서 정부와 소비자들의 눈을 피하느라 가공유나 다른 유제품의 가격을 더 올려 마진을 충당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원재료 인상을 빌미로 무분별하게 가격을 인상해서는 안 되며 인상 시에는 소비자에게 가격 구조를 투명하게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저지방이나 무지방 우유에 대한 논란도 나오고 있다. 우유를 구입하는 사람들이 궁금해하는 점 중 하나가 저지방 혹은 무지방 우유가 왜 일반 우유보다 비싸냐는 것이다. 보통 저지방 우유는 일반 우유보다 적게는 몇 십 원에서 많게는 200~300원가량 비싸다.
낙농업계에 따르면 우유에는 보통 유지방이 3.4~3.7%가량이 포함돼 있는데 비만이나 고혈압, 고지혈증 환자들을 위해 원유에서 지방을 분리해 저지방우유나 탈지우유를 만든다. 소비자들이 의문을 가지는 것은 저지방우유를 만들기 위해 분리한 지방으로 크림 등 다른 유제품을 만드는 부수적인 이익도 발생하는데 왜 저지방우유가 일반 우유보다 더 비싸냐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해외에서는 저지방우유와 일반우유의 가격이 같거나 저지방우유가 오히려 싸다.
우유업계는 이에 대해 유지방분리 등에 추가적인 작업과정이 필요하며, 상당수의 저지방우유가 칼슘 등의 유용한 성분을 추가로 포함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김봄이기자 bom@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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