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는 싸우지 않았어요. 오빠(유지태)가 다 참고 맞춰준 것 같아요. 신기하게 우리 둘은 거의 다 잘 맞아요. 그리고 둘 모두 생각보다 고집이 그리 세지는 않은 편이에요."(웃음)
배우 유지태(37)와 5년 열애 끝에 2011년 결혼한 배우 김효진(29)은 "결혼을 준비하며 한 번도 싸우지 않았다"고 했다. 커플들이 결혼 전 겪는 심리적인 불안 현상인 '매리지 블루'를 다룬 영화 '결혼전야'(감독 홍지영)에 참여한 김효진에게 본인의 결혼 준비 과정에 대해 묻지 않을 수 없었는데, 솔직히 그 답변이 기대와는 달라 당황했다.
대부분의 사람은 결혼을 준비하며 사소한 의견 다툼이라도 하게 마련이다. 하지만 김효진은 "단 한 번의 충돌도 없었다"며 배시시 웃는다. 영화 속 주연배우인데, 그렇다면 갈등을 겪는 주인공들의 이야기에 공감 못 하지 않았을까?
"영화 내용이 공감 가지 않은 것 아니냐고요? 아니요. 주위에 친한 친구들이나 언니들 이야기를 들어보면 알 수 있어요. 경험해보지 않아도 그럴 수 있겠다는 공감이 됐죠. 굳이 내 모습을 투영하지 않아도 되잖아요."
##오랜만에 밝고 유쾌한 작품 출연 즐거워
김효진은 '결혼전야'에 참여한 것에 대해 "오랜만에 밝고 유쾌한 작품에 출연해 좋았다"고 즐거워했다. 근래 영화 '돈의 맛'이나 '끝과 시작' '무명인' 등 무겁고 어두운 작품에 출연했던 그는 "이번에는 가볍게 쉬어갈 수 있는 것 같아 행복했다"고 회상했다.
또 "무엇보다 영화를 보고 나서 연인끼리 할 이야기가 많은 작품 같아 좋다"고 웃었다.
'결혼전야'는 결혼식을 일주일 앞둔 네 커플의 이야기가 담겼다. 김효진-김강우, 고준희-이희준, 구잘-마동석, 이연희-옥택연-주지훈이 극 중 커플이 돼 결혼을 준비하면서 연인들이 누구나 겪을 수 있는 이야기를 풀어간다. 누구는 사랑에 지질하고, 또 다른 누구는 의심하고, 또 어떤 이는 사랑에 무던하다. 누군가에는 사랑하는 사람이 있음에도 새로운 사람을 향해 마음이 끌리기도 한다. 영화 속 주인공들이 처한 상황이다.
김효진은 극 중 영화 '돈의 맛'에서 이미 한 차례 호흡을 맞춘 김강우와 연인으로 나온다. 김강우는 극 중 김효진이 과거 한 차례 결혼 경험이 있는 여자임을 알고 폭발하는 남자의 표상을 보여준다. 물론 나름대로 귀여워 보이기도 하는데, 다른 작품에서 보여준 김강우의 모습과는 많이 다르다.
김효진은 "김강우라는 배우에게 이런 모습이 있었는지 몰랐다"고 놀라워했다. 극 중 비뇨기과 의사로 나오는 김효진은 또 환자로 대면하는 마동석 때문에도 "즐거웠다"고 회상했다. 환자가 바지를 내려야 하는 장면 탓에 민망한 상황도 있었지만, 김효진은 그냥 웃어넘겼다고. 오히려 "마동석 오빠가 더 민망해한 것 같다"고 깔깔거렸다.
김효진은 이외에도 "우리 영화는 각기 다른 네 커플이 모두 다른 재미와 즐거움을 준다"며 "어떤 한 커플이라도 안 나왔으면 이런 재미가 없었을 것 같다"고 만족해했다.
물론 본인 커플에 대한 애정은 더 크다. 특히 "어렸을 때부터 알고 지낸 오랜 연인 사이인 태규(김강우)와 주영(김효진)이 귀여웠다"고 행복해했다.
김효진에게는 항상 배우이자 연출가인 유지태와 관련한 질문이 따라다닌다. 어쩔 수 없이 맞아야 할 숙명이다. 얼마 전 언론시사회에서도 함께 출연했던 배우 고준희는 유지태를 언급, "김효진이 부럽다"며 "결혼을 빨리 하고 싶다"는 뜻을 밝히기도 했다.
이런 반응이 아내 김효진에게는 좋을지 모르지만, 배우 김효진에게는 싫을지도 모르겠다고 하니 그는 고개를 가로저었다.
김효진은 "오빠 얘기가 나오는 건 좋다. 좋게 봐주시니 괜찮은 것 같다"고 웃었다. 그는 또 "꼭 결혼하고 나서인 건 아니겠지만 여유 있어 보인다는 말을 많이 듣는다"며 "나이도 한 살 한 살 먹어서 그런지 여유라는 단어가 많이 들린다"고 했다.
그간 배우로서 김효진은 성장통이 심했다. 모델로 시작해 드라마와 영화, 연극 등에 도전하고 경력을 쌓았지만 좌절도 많이 했다. 작품 흥행 운이 크게 좋지도 않았다. 물론 그 모습이 결혼 전에도 위태로워 보이지 않긴 했다. 하지만 결혼 후 김효진은 더욱더 안정적으로 보인다.
##한 작품 한 작품 할 때마다 성장하는 느낌
"지금도 그 성장통은 앓고 있죠. 저는 조금씩 성장해 계단에 오른 것 같아요. 여기까지 오는 것도 오래 걸렸죠. 배우라는 직업은 마인드 컨트롤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영혼이 다칠 수 있는 직업이니까요. 그래도 '난 왜 작품 운이 없는 걸까?'라는 생각은 잘 안 해요. 흥행은 우리가 어떻게 할 순 없잖아요. 그것보다는 연기를 더 잘하고 싶은 고민이 크죠."
한국 나이로 30세가 된 그는 "새롭게 달라져야 하는데 똑같은 것 같다"며 "그래도 이제까지 쌓아온 것들이 내 안에 어떤 형태로든 남아 있지 않을까 한다. 영화 한 작품, 한 작품 할 때마다 성장해 가는 듯한 느낌은 든다"고 만족해했다.
당분간은 배우로서 더 집중하고 싶지만 그렇다고 해서 임신과 육아에 대한 생각을 멀리하고 있는 건 아니다. 그는 "다른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자연스럽게 아이가 생기고 엄마가 되는 것도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물론 언제가 될지는 확언하진 못한다.
김효진은 '결혼전야'에서 마지막에 등장하는 노부부의 리마인드 웨딩 촬영도 무척 인상 깊었다고 꼽았다. "즐겁고 행복하게 살면 좋을 것 같아요. 어떤 일이 있어도 참으면서 말이죠. 모두 나이 들고 저런 모습이면 좋겠다고 생각했죠. 그 노부부에게도 얼마나 많은 일이 있었겠어요. 즐거운 일들도, 어려운 일들도 있지만 함께해 나가는 거잖아요. 연인들이 '결혼전야'를 보고 많은 이야기를 할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웃음)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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