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페북 친구 3,000명 소통하죠"…김종일 한국가스안전공사 홍보부장

IMF 직격탄 창업 실패, 다시 공부해 공사 입사…노조 좋은 간부 톱10

"그냥 이 친구를 생각하면 웃음이 나요. 기분이 좋아져요."

김종일(49) 한국가스안전공사(KGS) 홍보부장. 인터뷰를 마친 뒤 밥 먹자기에 갔더니 고향 친구가 기다리고 있었다. "우리가 보통 우리 아내, 우리 가족 이렇게 '우리'라는 표현을 잘 쓰죠. 그런데 종일이는 정말 '우리의 종일이'라는 표현이 딱 들어맞습니다. 하하." 김 부장과 이야기하면서 느꼈던 어떤 친근함을 어떻게 써야 할까 고민하던 중에 그 친구 분이 적확하게 표현해준 것이다.

김 부장의 삶은 KGS 핵심가치와 여러모로 닮아 있었다. KGS는 'SMART safety'를 슬로건으로 한다. 봉사(service), 전문(master), 도전(adventure), 책임(responsibility), 화합(together)의 영어 이니셜을 딴 것이 스마트다.

먼저 봉사. 김 부장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인 페이스북을 즐겨 찾는다. 페이스북 친구만 3천 명. 친구가 너무 많다, 관리가 되느냐고 물었다.

"각계각층에 있는 친구들과 소통을 하다 보면 네트워크가 크게 확장됩니다. 그런데 시간을 뺏기는 것 같지만 그렇지 않아요. 업무에 크게 활용됩니다. 내가 도울 일이 없을까 들여다보면 누가 그 일을 해결해줄 수 있는지도 보입니다. 둘을 연결해 줍니다. 힘듦, 어려움을 겪는 이들에게 손 내미는 것이 봉사라고 한다면 저는 매일 해요. 그것도 아주 즐겁게."

옆 친구 분이 거든다.

"종일이는 민원 창구죠. 법에 저촉되는 것 빼고 모든 일을 해결합니다. 답은 종일이에게 있다."

그의 삶은 도전이었다. 대학을 졸업하고 물류회사에 취직해 패션 분야 해외무역을 담당했다. 일과 언어를 충분히 익혔다는 생각이 들자 2년 만에 회사를 박차고 나왔다. 뜻이 맞는 친구들과 '지오바니'라는 패션브랜드를 창업했고 전국을 돌며 영업을 했다. 그러다 IMF 직격탄을 맞았다.

"뭔가 막 제대로 되려던 찰나였죠. 아쉬웠지만 재도전을 위해 충전을 해야 했습니다. 대구 월배도서관에서 살다시피 해서 KGS에 입사했어요. 일을 두루 많이 해보고 싶어 연구, 기획, 교육, 홍보 여러 분야를 자원했어요. KGS 전반을 거쳤더니 홍보하라대요." 그렇게 그는 가스안전에 대한 전문성을 높여갔던 것이다.

KGS에서는 직원 독려 차원에서 여러 이벤트를 한다. 김 부장은 '노조에서 뽑은 좋은 간부' 설문조사에서 항상 TOP 10에 든다. 맡은 일을 누구에게 미루지 않는다. 자기가 하기 싫은 일은 남에게도 요구하지 않는다. 회사 한쪽에 만든 텃밭에서 그는 배추나 무, 고추 같은 것을 키우고 있다. 그걸 죄다 경비하시는 분, 청소하시는 분, 노총각들에게 나눠준다.

"즐겁게 살자, 물처럼 바람처럼 살자. 이게 제 인생 모토입니다"라던 그의 최근 페이스북을 찾아가봤다.

"오랜만에 술 안 먹고 집에 거의 도착하니 부하직원이 술 한잔 사달라고 근처로 온다네." 그의 주변부에는 사람으로 꽉 찬 것 같다. 김 홍보부장은 김천 출신으로 김천초'중'고교와 서울시립대를 졸업했다.

서상현기자 subo801@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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