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정부 출범 1년이 채 되지 않았지만, 민주당 잠룡들의 움직임이 심상찮다.
대권은 물론 당권 주자도 희미한 새누리당과는 참 다른 모습이다.
'노무현의 왼팔'로 회자했던 안희정 충남지사는 17일 충남도청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김대중 노무현 전 대통령의 뒤를 잇는 장자의 자부심으로 집안을 이어가는 맏이가 되겠다"고 밝혔다. 차기 대선을 염두에 둔 발언으로 해석해도 무방한 표현이란 것이 정치권 분석이다.
안 지사는 "아직 힘이 부족하지만, 민주당 정치인으로서 낡은 정치 지형과 어려움을 극복하는 과정 속에서 더 많이 단련될 것"이라며 "현재 민주당은 이념 공세, 지역주의 정치에 갇혀 인기가 없다. 나는 새로운 지도력의 중심을 만들어 민주당이 국가 평안과 발전을 위해 제일 낫다는 평을 얻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민주당 지도부를 겨누면서 안희정 대안론을 설파한 대목이다.
정치권에서 거론하는 야당 잠룡에는 안 지사 외에도 여럿이다.
최근 '1219 끝은 시작이다'라는 대선 회고록을 쓴 문재인 민주당 의원도 "(차기 대선 출마에) 집착하지는 않지만 회피하지도 않겠다"며 대선 재도전을 시사했다. 문 의원을 중심으로 민주당 내 친노세력이 재결집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8개월의 방독 후 귀국해 두문불출했던 손학규 민주당 상임고문도 칩거를 끝냈다. 손 고문은 16일 자신의 싱크탱크격인 동아시아미래재단 송년 행사장에서 "민주당은 연대와 단일화로 선거를 미봉하기보다 자기 혁신을 통해 승리의 길로 나가야 한다. 편법으로 (지분을) 나누어 가지면 지방선거는 이길지 모르나 다음 정권은 우리에게서 멀어지게 된다"고 주장했다. 안철수 신당과의 야권 연대를 생각하지도 말라며 민주당을 성토한 것이다.
정치권에선 이들뿐 아니라 박원순 서울시장, 송영길 인천시장 등도 잠재적 대권 주자군으로 거론한다.
하지만 당 일각에선 잠룡으로의 쏠림 현상을 경계하는 목소리도 있다. 차기 대선까지 시간이 많이 남았고, 제1야당의 역할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는 상태에서 대권 선점을 노려서는 여론이 당을 외면할 것이란 우려다. 김한길 민주당 대표는 17일 "지금은 개인의 정치적 목표를 내세울 때가 아니라 '선당후사'(先黨後私'당이 먼저이지 자신을 내세우는 것은 나중이다)를 먼저 생각하는 자세가 필요한 시점"이라며 대선 주자군들의 앞선 행동을 경계했다.
서상현기자 subo801@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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