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지역창조가 미래창조다] <23·끝> 융합으로 다시 부상하는 섬유산업

5감 센서 '웨어러블 의류' IT기술 접목 "지능형 섬유 목표"

대구경북이 추진하고 있는 산업'기술 간 융합에서 빼놓을 수 없는 분야가 '섬유'다. 대구의 주력 산업인 섬유는 그동안 '의류중심'에서 탈피해 다양한 산업분야로 영역을 넓히고 있다. 신소재 개발과 타제품과의 '융합'에서 대구경북 섬유의 미래를 찾을 수 있다.

◆섬유와 IT의 융합

의류용 섬유는 IT와의 접목이 시도되고 있다. 가장 큰 분야는 '웨어러블 텍스타일 센서'(Textile sensor) 분야다. 이 기술은 시각, 청각, 후각, 미각, 촉각 등 5가지 감각신호를 감지해 데이터화할 수 있는 센서를 소형화하거나 경량화시켜 섬유소재와 융합하는 것이다.

한국섬유개발연구원 관계자는 "현재보다 많은 정보와 서비스를 제공하는 웨어러블(유비쿼터스) 소재가 개발되고 있다"며 "더 나아가 판단기능까지 발현하는 섬유소재로 개발이 이어지는 추세다"고 말했다. 궁극적으로 스스로 최적 조건을 찾아 성능이 발현되는 '지능형 섬유소재'도 개발이 가능하다.

섬유전문가들은 인간지능과 유사한 지능형 섬유소재가 개발돼 사람과 같이 인지하고 지각하며, 발현될 수 있는 웨어러블 소재가 도입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한국 코오롱글로텍은 전도성 고분자를 섬유상에 직접 적용시켜 전기 통전에 의해 원하는 온도로 자유롭게 열을 발생시키는 발열 스마트섬유 '히텍스'(Heatex)를 개발했다. 히텍스는 세탁이나 마찰 등에서도 변형이 가지 않도록 하는 기술이 핵심으로 이를 응용하면 2분 이내에 40℃까지 높일 수 있는 방한 의류뿐 아니라 온도 조절 이외에 원적외선 방출 및 향균 기능이 보강된 자동차용 '바이오케어시트'도 만들어낼 수 있다.

또 한국전자통신연구원은 인체의 움직임을 체크하고, 설정돼 있는 범위에서 벗어나며 스마트 의류가 자동으로 정상적인 범위로 이끌어주는 기능을 가진 스마트웨어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기계부품으로서의 섬유

인공위성 '나로호'에도 섬유제품이 들어가 있다. 2단 로켓의 수평유지 기능을 하는 '자세제어용 RCS탱크'는 지역의 섬유기업인 ㈜삼우기업이 슈퍼섬유강화복합재료를 이용해 제작했다.

슈퍼섬유강화복합재료는 철보다 인장강도가 세고 무게도 일반 금속보다 가벼워 연료탱크가 갈라지거나 깨지는 것을 막아준다. 섬개연 관계자는 "섬유는 그 사용처가 무한하다고 볼 수 있다"며 "섬유의 융합이 더해지면 기업의 성장도 가능해진다"고 말했다.

삼우기업은 고압가스 용기와 경량 자동차 내장재 개발로 매출이 2010년 359억원에서 지난해 490억원으로 증가한 것은 물론 고용도 연간 20%씩 늘고 있다.

건축자재에서도 섬유와의 융합을 찾을 수 있다. ㈜라지는 건축물의 단점인 결로방지, 단열성 및 불연성을 동시에 갖추면서도 내구성이 큰 섬유융합 제품을 개발해 시판 중에 있다. 건축구조물의 투습방수 성능과 열반사 성능(단열성능) 및 불연성능의 복합기능성을 동시에 부여한 건축용 다기능성 섬유융합 제품인 셈이다.

회사 관계자는 "건축용 투습방수 제품 개발로 수입대체 효과를 불러오고 있다"며 "건축 시장에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고 말했다.

지역의 주력 산업 중 하나인 자동차 부품과 섬유의 융합도 새로운 모델이 되고 있다. 국내 매출 제1위의 자동차용 브레이크 전문업체인 상신브레이크는 최근 제동 시 발생하는 소음을 낮추는데 '섬유'를 이용했다.

상신브레이크는 2012년부터 슈퍼소재융합제품화 사업을 통해서 국내 자동차 법규인 KS R 4024 규격과 국내 소비자 소음기준을 만족시키는 브레이크 패드용 슈퍼섬유 생산기술 개발에 나섰다.

코오롱 인더스트리와 몰드테크, 다이텍연구원 등 섬유 관련 기관 및 기업과 함께 진행한 이 기술 개발에서 상신브레이크는 다기능 융합 브레이크 패드 제품을 상용화시켰다.

다이텍 관계자는 "신개념의 슈퍼소재 융합기술을 이용해 제품화한 브레이크 패드 제품은 제동 안정성과 내마모성 그리고 저소음 특성을 가지게 된다"며 "그동안 사용되는 슈퍼소재인 아라미드 섬유는 전량 수입에 의존하고 있었지만 신기술 개발로 수입대체 효과를 가져왔다"고 말했다.

◆편견 없애야

섬유의 융합과 미래 청사진에서 필요한 것은 '편견 깨기'다. 그동안 '섬유는 사양산업'이라는 인식이 있었다.

섬개연은 이미 2010년부터 융합의 첫 단계로 '슈퍼소재융합제품산업화사업'을 시작했다. 이를 통해 지역 섬유업계의 연구역량과 제조설비가 변화했다. 지역 내 산업용 섬유 업체는 2007년 240곳에서 지난해 340여 곳으로 늘어나는 등 성장추세다.

특히 섬개연은 최근 '주력산업 공정부품용 하이브리드섬유 사업화 사업'을 추진키로 했다. 하이브리드섬유 사업은 2015년부터 2019년까지 2천800억원을 투입해 하이브리드섬유 기술개발과 하이브리드섬유 산업생태계를 만드는 것이다.

섬개연은 ▷하이브리드섬유 공정기술개발 ▷하이브리드섬유 제품화 기술개발 ▷하이브리드섬유 품질 표준화 및 인증사업 ▷하이브리드섬유 기술지원 사업 등 4가지 사업을 추진한다.

섬개연 이춘식 원장은 "하이브리드 섬유는 '융합'의 대표적인 사례다"며 "이 사업을 통해 새로운 융합섬유를 발굴해내겠다"고 말했다.

노경석기자 nks@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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