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동지 팥죽 감사합니다."(천주교 대구대교구), "번거롭지 않다면 올해도 보내드릴까요?"(동화사), "주신다면…. (좋다는 의미)"
동화사 주지 성문 스님을 비롯한 방문단과 천주교 대구대교구 신부님들 사이에 함박웃음이 번졌다. 이렇듯 매년 나누는 30여 분 환담이 항상 즐겁고, 유쾌하다.
올해 5월 부처님 오신 날을 앞두고 천주교 대구대교구장 조환길 대주교가 동화사를 방문한 데 이어 크리스마스를 앞둔 19일 오후 성문 스님이 천주교 대구대교구를 찾았다. 두 종교 지도자의 만남 자리에서는 항상 웃음이 끊이지 않는다.
이날은 성문 스님이 먼저 화두를 던졌다. 성문 스님은 "프란치스코 교황이 노숙자들과 함께 식사하는 기사를 봤다. 낮은 곳으로 임하는 교황의 마음을 보고, 존경스럽고 배울 게 많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을 꺼냈다.
조환길 대주교는 다문화가정 얘기를 했다. 동구다문화가족지원센터를 방문해 연극 '빈방 있습니까?'를 보고 온 것을 설명한 것, 조 대주교는 "극 중에 마리아로 등장한 배우가 '청바지'를 입고 나왔는데, 배가 불룩해서 많이 놀랐다"며 "다문화 가족 이주민들이 직접 등장한 이 연극은 마굿간에서 태어난 예수님의 탄생을 현대식으로 해석, 빈방이 없어 밖에서 아기를 낳은 얘기를 하고 있다"고 최근의 재미있었던 에피소드를 소개했다.
성문 스님은 "어려움이 많겠지만 100주년 기념 범어대성당 건립이 잘 되길 바란다"고 기원했다. 이에 조환길 대주교는 미소로 감사와 공감의 표시를 했다.
헤어질 때, 조환길 대주교는 수녀원에서 만든 예쁜 빵 바구니(딸기잼 포함)를 성문 스님에게 전달했다. 성문 스님은 "절에 돌아가면 바로 먹을 것"이라고 답했다.
이번 두 지도자의 환담자리에는 동화사 측에서 총무국장 원광 스님, 교무국장 진담 스님과 류병선 제9교구 신도회장 등이 참석했으며, 대구대교구 측에서는 이용길 총대리 신부, 박석재 사무처장 신부 등이 참석했다.
권성훈기자 cdrom@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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