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라이온즈 유격수 김상수는 어둠을 걷고 말갛게 얼굴을 내민 갑오년 새해를 보며 굳은 다짐을 했다.
1990년생인 김상수에게 말띠해인 2014년은 팀뿐만 아니라 개인적으로 무척 중요한 해다. 삼성이 지난 시즌 사상 첫 통합 3연패의 금자탑을 쌓았으나, 김상수의 공백 때문에 그 과정이 쉽지 않았다.
정규시즌 막판, 김상수의 부상으로 붙박이 유격수를 잃은 삼성은 수비 불안이라는 시한폭탄을 안고 살얼음판을 걸어야 했다. 한국시리즈서도 마찬가지. 다행히 정병곤의 활약으로 큰 띠가 나지 않았지만, 최종전까지 벌인 승부를 생각하면 김상수의 부재가 아쉬울 수밖에 없었다.
멀찍이 떨어져 동료가 이룬 환희의 순간에 박수를 쳐야 했던 김상수 역시 아쉬움이 컸다. 그러나 잠깐의 멈춤은 쉼 없이 달려왔던 시간을 되짚어보고, 새로운 각오를 다지는 귀중한 시간이 됐다.
스물넷. 주전 선수 중 막내 격이지만 벌써 6년차로 접어들었다. 그동안은 주전 유격수 자리를 꿰차는 데 주력했다면 이제는 최고가 되고자 뛰어야 할 단계. 이를 누구보다 잘 아는 김상수는 다부진 각오로 새해를 준비하고 있다.
"부상으로 지난 시즌엔 제 모습을 다 보여주지 못했습니다. 말띠해인 2014년에는 말처럼 빠르고 부상 없이 성실한 모습으로 지난해의 아쉬움을 만회하겠습니다."
지난 시즌 막판 부상을 당해 왼손 유구골과 오른쪽 팔꿈치 뼛조각 제거 수술을 받았던 김상수는 기초 재활을 끝내고 서서히 시즌 담금질을 시작했다. 웨이트트레이닝으로 몸 상태를 유지한 김상수는 5일 괌으로 날아가 본격적인 훈련에 돌입할 계획이다.
목표는 팀의 통합 4연패와 인천 아시안게임 대표팀 승선.
둘 다 바란다고 되는 게 아니다. 최선을 다할 때 기회가 주어지는 만큼, 당장에는 팀이 원하는 기대치를 채우는 게 우선. 올 시즌 삼성은 김상수가 탄탄한 수비는 물론, 빠른 발로 기동력을 이끌어주길 바라고 있다.
삼성은 지난 시즌 팀 도루 8위(95개)에 머물렀다. 2011년 팀 도루 1위(158개)에 등극했던 삼성은 2년 만에 느림보 군단으로 전락한 상황. 김상수의 부재가 큰 원인이 됐다. 지난 시즌 삼성 타자 중 두자릿수 도루를 기록한 선수는 3명에 그쳤고 김상수는 배영섭(23개)에 이어 두 번째(14개)로 많은 도루를 생산했다. 올해는 자유계약선수(FA)의 이적에다 외국인 타자의 재등장으로 기동력 야구가 팀 성적으로 좌우할 키워드로 떠올라 삼성이 김상수에 거는 기대가 클 수밖에 없다.
타격감을 이어가는 것도 과제. 김상수는 2011년 타율을 2할7푼대로 끌어올린 뒤 지난해 3할에 육박(0.298)할 정도로 타격에 눈을 떴다. 힘을 싣는 능력을 터득하면서 홈런도 7개나 기록했다. 9번 타자로 57득점에 44타점을 생산해 공격기회를 만들고 이를 상위타선으로 이어가는 다리역할을 충실히 한 것.
올 시즌, "득점 생산에 주력하겠다"는 김상수는 30개 이상의 도루에도 도전장을 내밀었다.
기운이 더 상서롭다는 '청마(靑馬)의 해'를 맞은 김상수는 뛰어난 추진력과 순발력, 진취성 등을 상징하는 말처럼 그라운드를 휘저으면 팀의 통합 4연패에 힘을 보탤 수 있고, 동시에 아시안게임 대표팀에도 선발될 것이라 믿고 있다.
최두성기자 dschoi@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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