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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이야기] 겨울 산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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낚시와 수렵, 수석 탐석, 산삼 캐기 등은 인간의 본능 가운데 사냥 본능을 충족시켜주는 요소가 있다고 한다. 난초 역시 야생에서 자라는 것 중 가치 높은 것을 찾아다니는 것으로 사냥 본능을 충족시키는 행위다. 건강에도 좋아 많은 이들이 난을 채집하러 간다. 난초에 빠지게 되면 골프나 테니스, 음악 감상, 심지어 상습적 도박마저도 끊게 된다고 한다. 바로 본능적 원예 치료 욕구 충족이 잘 되기 때문이다.

난초에 빠지게 되는 몇 가지 요인 중 야생종 희귀품 채집은 가장 흥밋거리다. 필자도 과거 무명 시절, 전라남도 지역으로 산채를 몇 번 간 적이 있었는데 눈길에 차가 뒤집힐 뻔한 적이 있었다. 한 번은 대구에서 출발할 때는 날씨가 좋았는데 전라도에 도착하니 눈이 너무 많이 내려 시간을 절약하기 위해 소나무 가지를 꺾어 난 잎에 내린 눈을 털어가며 명품 난을 찾으려고 헤맨 적도 있었다.

야생종 춘란 채집은 연중 가릴 것 없이 행하여지지만, 특히 겨울 산행 중 갈색으로 마른 산에서 초록색으로 싱싱하게 자라고 있는 난을 만나면 일상의 시름을 잠시 잊게 만드는 마력이 있다. 꽃을 위주로 채집하기 때문에 여름 산행과 달리 더욱 흥미롭다. 난값이 비싸던 과거에는 목돈을 거머쥘 기회이기도 했다. 그러나 요즘은 산행을 수십 번 하여야 만날 수 있는 귀한 소심도 1만, 2만원만 주면 손쉽게 살 수가 있으므로 수입을 목적으로 산행하는 이들은 거의 자취를 감췄다.

지금도 전남의 도서 지역에는 낚싯배를 타고 유랑 삼아 채란을 다니는 이들이 있다고 한다. 10~20년 전에는 난을 채집해서 먹고사는 이들이 참 많았다. 대부분 난이 많이 자라는 지역으로 겨울 농한기의 농외 소득원이었다. 이 때문에 당시 온 가족이 난 채집을 다니기도 했다. 5천만원 상당의 난을 채집해 집을 산 사람도 있었고, 자동차를 구입한 사람도 있었다. 지금은 야생종 채집이 불법이다. 과거에는 가치 높은 돌연변이종은 유전자원 확보 차원에서 선별적으로 채집이 용인된 적이 있었다. 당시 오지와 무인도에서 장기간 비박을 하면서 산을 누비는 경우도 많았다. 당시 전설적인 채란인(산채꾼)으로 불리는 사람이 나타나기도 했다.

이대건(난초 명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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