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립무용단 연습실 확장이 시급하다는 무용계의 목소리가 뜨겁다. 21일 대구문화예술회관 제1예련관에서 열린 간담회에 참석한 무용 관계자들은 "손발이 부딪치는 좁은 연습실에서 현대 무용을 제대로 소화해내기란 역부족"이라며 "지금까지 차일피일 미뤄왔던 일이지만 이제 시립예술단 공간 재배치가 이뤄져야 하는 시점인 만큼 제대로 된 해결책이 마련돼야 한다"는 지적이 봇물을 이뤘다.
올해로 33년의 역사를 가진 대구시립무용단은 전국의 시립무용단 중에서 유일하게 '현대무용'을 하고 있다. 하지만 이들이 사용하고 있는 대구문화예술회관 제1예련관 2층 무용실은 공간이 비좁아 무용수 대여섯 명만 서도 손발이 부딪칠 정도다. 층고도 낮아 남자 무용수가 여자 무용수를 들어 올리는 동작에도 어려움이 많다. 지난봄 정기공연 작품이었던 '달구벌 블루스'를 연습할 때는 사람 키보다 큰 커다란 정사각형 디자인의 무대 소품을 이리저리 움직이며 무용을 이어나가야 했지만 연습실이 좁아 단원들은 뜨거운 뙤약볕 아래 문예회관 마당에서 연습해야 했고, 여름이면 비가 새 양동이를 받쳐놓고 연습하는 실정이다. 샤워실이나 탈의실 등의 공간도 부족하고 열악해 고된 연습을 마친 후에는 겨울철에도 찬물에 샤워를 해야 한다.
대구시립무용단 초대 안무자였던 김기전 전 감독은 "단체 공연과 소공연 등 다양한 규모의 공연을 원활하게 연습하려면 대연습실 1곳과 소연습실 2곳 확보가 필요하며, 단원들이 충분히 휴식을 취하고 연습에 몰입할 수 있는 편의시설도 확충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2대 안무자인 구본숙 전 감독은 "2011년 대구미술관, 2012년 대구예술발전소가 잇따라 문을 열었고, 대구시민회관은 560억원이 투입돼 지난해 콘서트 전문 홀로 변신하는 등 최근 대구의 미술과 음악 분야는 꾸준히 인프라가 확충되고 있지만, 무용 분야는 공연장은커녕 연습실조차 제대로 없는 찬밥신세"라고 꼬집었다.
하지만 대구문화예술회관 측은 사정상 무용단 연습실 확대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대구시향과 합창단이 사용하던 공간을 재배치하는 작업이 진행되고 있지만, 이 공간 중에서도 무용단 연습실로 사용할 만큼 규모가 크고 층고가 높은 곳을 찾기가 힘든 때문이다. 박재환 대구문예회관 관장은 "올해 확보한 예산 2억원으로 현재 무용단이 사용하고 있는 제1 예련관 2층 전체를 리모델링해 연습실을 조금 더 넓히고, 샤워실과 탈의실 등 편의시설 개선을 추진하겠다"고 밝혔지만 무용계에서는 역부족이라며 근본적인 대책을 요구하고 있다.
강정선 대구무용협회장은 "한국 현대무용의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대구의 시립무용단이 이렇게 열악한 상황에서 연습하고 있다는 것은 부끄러운 현실"이라며 "앞으로는 무용협회 차원에서도 시립무용단에 깊은 관심을 가지고 함께 문제를 해결해 나가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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