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오쩌둥이 야심 차게 기획한 대약진운동이 4천500만 명의 '비자연사'를 낳은 채 실패로 끝난 근본적 이유는 언론 자유의 부재였다. 대약진운동은 시작 첫해에 이미 실패했으나 마오는 3년이나 더 끌었다. 그런 무모함의 원인은 중앙정부의 인정을 받으려는 지방 관리들의 곡물 생산량 허위 보고 때문이었다. 언론 자유가 없으니 이런 허위 보고가 걸러질 리 없었다. 기근이 절정에 이르렀을 때 중국 정부가 실제 보유량보다 1억t 이상의 곡물이 더 있다고 착각한 것은 당연했다.
이런 대실패를 알아차린 후 마오는 흥미롭게도 민주주의의 정보 생산 및 검증 역할을 인정했다. 1962년 7천 명의 공산당 간부를 불러 모아놓고 이렇게 말했다. "민주주의가 없다면 아래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알지 못한다. 상황은 불명확할 것이고 모든 측면에서 충분한 의견을 모을 수 없다. 또 상하 간에도 의사소통이 있을 수 없다. 최고위의 지도자 조직은 일방적이고 부정확한 자료에 의존해 결정을 내려야 하며, 그 결과 주관주의자가 되는 것을 피하기 어려워진다."
마오의 이 같은 깨달음은 'G2'에 오른 오늘의 중국에도 해당하는 얘기다. 지금의 중국은 마오 시대의 중국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민주주의적'이지만 진정한 민주주의 국가는 아니다. 사실상의 자본주의 국가이면서 사회주의를 표방하는 공산당 일당독재 국가다. 많은 신문과 방송이 있지만 완전한 언론 자유가 없다. 이 같은 시스템에서는 '절대 권력의 절대 부패'는 필연적이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원자바오 전 총리 등 전'현직 최고 지도부의 친인척이 거액을 조세 회피처인 영국령 버진아일랜드로 빼돌려 역외 탈세를 노렸다는 국제탐사언론인협회(ICIJ)의 폭로는 이를 잘 보여준다.
중국에 자유 언론이 살아있었다면 이런 사실은 벌써 드러났을 것이다. 이런 사실을 뉴욕타임스나 블룸버그 통신 등 외국 언론이 보도할 때도 중국 정부는 해당 언론사 웹사이트의 접속을 차단하며 덮는 데 급급했다. 겉모습은 위풍당당한 'G2'의 일원이지만 속으로는 지도층의 부패로 골병이 들고 있는 것이 지금 중국의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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