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지상 백일장] 시조-줄배

허전한 가을볕이 세월을 건너간다

아버지 할아버지 아들에 손자까지

연의 줄 잡고 잡히여 물길 따라가는 길

어젯밤 달빛 아래 배 줄 잡던 어린 사공

불현듯 꿈을 찾아 옷섶 털며 떠나가고

단풍에 물든 산천은 그림자만 드리운다

강 이쪽 강 건너는 한 형제 고향인걸

줄 하나 쟁여 잡고 오명 가명 고달픈 삶

이 가을 빈 배만 두고 다들 어디 갔는가?

조정향(대구 중구 동덕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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