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치 올림픽에서 마지막 무대를 가지는 피겨여왕 김연아 일정 바로보기'.
김연아와 우리 선수단의 선전을 기원하는 마음으로 휴대폰에 날아온 이 문자메시지의 링크를 누른다면? 악성코드가 설치돼 자신이 모르는 사이 소액결제가 이뤄져 낭패를 보게 된다.
이 같은 '스미싱 문자메시지'가 갈수록 교묘해지고 있다. 시민들은 카드사 고객정보 유출 사건 이후 더욱 기승을 부리는 스미싱 문자메시지 때문에 문자메시지를 확인하는 것이 두렵기까지 하다. 스미싱 문자메시지는 사회적인 이슈가 있을 때마다, 또 시기적 특성에 맞춰 어김없이 등장하고 있다.
한국인터넷진흥원에 따르면 올 들어서만 확인된 스미싱 문자메시지는 13일까지 모두 47가지. 이 중 관심이 쏠리는 이슈를 이용한 형태가 19가지(40%)나 돼 시민들이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최근엔 러시아 소치에서 열리는 동계올림픽과 관련한 스미싱 문자메시지가 퍼지고 있다. '김연아 일정보기' '한국을 응원해주세요' 등의 내용으로 시민들을 유혹하고 있다. 카드사 고객정보 유출 후엔 명단 확인이나 피해예방 서비스를 안내하는 것처럼 속이기도 했다.
때만 되면 어김없이 발송되는 내용도 많다. 연말연시에는 '신년인사'나 '세뱃돈 및 설 명절 선물 전달', 또 '신용카드 소득공제용 사용내역 확인' 등부터 계절에 맞춰 착안한 '독감 무료 예방검진' 같은 것들도 있다.
스미싱 방지 캠페인으로 위장하고, '○○제약 여성용품에서 암 유발 물질이 나왔다' 등의 내용을 보내 시민들의 호기심을 자극하기도 한다. 아베 일본 총리의 우경화 발언이 있었을 땐 '독도는 우리 땅, 많은 응원 부탁합니다' 등으로 시민들의 애국심을 유도한 사례도 있다.
금전적 혜택 대상이 됐다며 사행심을 자극하거나, 반대로 손해를 입은 것처럼 겁을 주기도 하고, 법을 어겼다며 공포심을 일으키는 등 스미싱 문자는 다양한 내용으로 무장해 시민들의 주머니를 노리고 있다.
김은진(33'여) 씨는 "카드사 개인정보 유출 사태 이후 교통신호 위반이나 경찰 출석 요구 등의 스미싱 문자메시지가 자주 오고 있다"며 "혹시 유출된 정보가 스미싱 범죄자에게 흘러들어 가지 않았을까 걱정이 된다"고 했다. 이승대(45) 씨는 "통신사나 공공기관 이름으로 된 문자메시지를 받으면 내용을 확인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하게 된다"며 "사용자에게 주의하라고 하지 말고 이런 문자메시지가 발송되는 것 자체를 막아야 한다"고 했다.
한국인터넷진흥원 침해대응기획팀 관계자는 "의심스러운 문자메시지의 링크는 클릭하지 말고, 전화 118번으로 신고해야 다른 사람들의 스미싱 피해도 줄일 수 있다"며 "주요한 사회적 관심사나 특정한 시기에 맞춘 스미싱 시도가 계속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보안점검을 하고 정보 유출 서버에 접속을 차단하는 프로그램을 반드시 설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서광호기자 kozmo@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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