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해안 벨트 기초단체장 선거] <1>포항시장

포항시장 선거구도는 현재 2강(공원식, 이강덕), 2중(모성은, 이창균), 2약(이재원, 김정재)의 형세를 보이고 있다. 그렇지만, 지지율 1위를 달리던 박승호 포항시장이 경상북도지사 출마로 선회함에 따라 선거구도가 크게 요동치고 있다. 어느 후보가 박 시장이 빠져나간 자리를 꿰차느냐에 따라 얼마든지 판세가 바뀔 수 있는 가변적인 상황이다.

◆현재 판세는?

지금까지 드러난 지역 언론사들의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대체로 공원식 전 경북관광공사 사장, 이강덕 전 해양경찰청장이 선두권을 형성하고 있고, 모성은 새누리당 여의도연구원 정책자문위원, 이창균 대통령 직속 지방자치발전위원회 자문위원, 이재원 화인피부비뇨기과 원장의 순이다. 여기다 김정재 서울시의원이 가세해 뒤를 쫓고 있다.

문제는 박 시장의 지지층을 어느 후보가 흡수하느냐에 따라 승부가 갈릴 수 있다는 점에서 박심(朴心)의 향배에 초점이 모이고 있다. 물론 박 시장은 아직 어느 후보의 손을 들어줄지 속내를 드러내지 않고 있다. 게다가 새누리당이 정당공천제를 현행대로 유지한다는 방침을 굳힘에 따라 이병석(포항북), 박명재(포항남울릉) 양 국회의원의 의중이 큰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경선을 하더라도 국회의원의 입김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공원식'이강덕

강력한 후보로 떠오른 공원식 전 사장이 유리한 상황이다. 공 전 사장은 포항시의회 의장, 경북도 정무부지사 등을 역임하며 경력을 쌓았다. 추진력을 갖춘데다 조직 장악력도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고 있지만, 참신성이 다소 떨어지는 게 약점이다. 공 전 사장은 이번이 마지막 기회로 보고 전력을 쏟아붓고 있다. 경선에 대비한 당원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이상득 전 국회 부의장의 조직이 적극적으로 가동되고 있다는 말도 들린다. 또 김관용 경북지사의 지원을 받고 있다는 소문도 있지만, 확실하지는 않다.

공 전 사장은 "박 시장 지지표가 우리 쪽으로 흡수될 가능성이 크며 박 시장과 지지기반이 겹쳤던 흥해와 용흥동 표심이 우리 쪽으로 기우는 것으로 나타나 선거 구도가 한층 유리하게 됐다"며 "경선을 하더라도 각종 선거에서 새누리당에 이바지한 당 공헌도가 높아 한층 유리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낙관론을 내보였다.

이강덕 전 청장의 추격세도 만만치 않다. 후보 중 가장 늦게 선거전에 뛰어들었는데도 불구하고, 참신성을 앞세워 여론조사에서 선두권을 유지하며 선전하고 있다. 서울경찰청장과 해경청장을 역임하며 행정 경험이 풍부하다는 것이 강점이지만, 지역실정 파악이 우선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박명재 국회의원의 장기초'중학교 후배이기도 하다. 그러나 박 의원의 후배인 것이 선거 과정에서 독이 될지, 득이 될지는 미지수다.

이 전 청장은 "그동안 박 시장 지지표와 겹치는 부분이 많았는데 박 시장 지지자들의 가려운 곳을 찾아내 우리 표로 흡수할 수 있도록 고민할 것"이라며 "후발 주자로서 그저 열심히 뛰는 것밖에 없지만, 21일 예비후보 등록 이후 본격적인 레이스에서 그 진가가 드러날 것"이라는 태도를 보였다.

◆모성은'이창균

모성은 정책자문위원은 2년 전부터 포항의 표밭을 관리해 왔다. 후보 가운데 가장 먼저 공직을 사퇴하고 적극적으로 포항시장 출마를 준비해와 바닥 지지세가 높다. 지역경제 전문가라는 강점을 내세우며 참신성과 진정성을 시민들에게 호소하고 있다. 모 정책자문위원은 모든 것을 걸고 선거전에 뛰어든 만큼 공천 여부와 상관없이 끝까지 완주해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유권자들의 심판을 받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내보이고 있다.

모 정책자문위원 측은 "박 시장이라는 기득권이 사라짐에 따라 표가 고르게 분산돼 오히려 홀가분하게 선거에 온 힘을 기울일 수 있게 됐다"며"박 시장이 있고 없고 상관없이 지금까지 해오던 대로 뚜벅뚜벅 내 갈 길을 가겠다"고 말했다.

이창균 자문위원은 지방행정 및 재정 전문가라는 점에서 지방자치시대에 딱 맞는 시장후보라고 자평하며 시민들에게 이를 적극적으로 홍보하고 있다. 문제는 경력에 비해 낮은 인지도다. 이 자문위원은 이를 만회하는 것이 가장 시급하다고 했다.

이 자문위원은 "박 시장 지지층이 현 정부 지지층과 같은데 현 정부의 자문위원인 제가 박근혜정부와 함께 새 포항을 열어갈 가장 적합한 인물인 것을 시민들이 아실 것"이라며 "종합행정인 포항 시정에도 지방자치 전문가인 저의 전문성이 두각을 나타낼 것"이라고 자신감을 내보였다.

◆이재원'김정재

이재원 원장은 후보 가운데 가장 젊다. 이 원장은 어렸을 때부터 포항시장을 꿈꾼 당찬 의사다. (사)전국푸른문화연대를 이끌며 포항에 새로운 정치 바람을 불러 일으키고 있지만 낮은 인지도로 말미암아 여론 지지율은 저조하다. 부지런히 발품을 팔며 바닥 민심을 그러모으고 있다.

이 원장은 "인지도가 낮은 것은 사실이지만 선거가 본격화되면 박승호 시장의 지지 기반이었던 포항고 동문과 장년층의 표심이 포항고를 대표하는 저에게 쏠릴 것이며 기존의 40대 이하 젊은 층의 지지까지 더해져 해볼 만한 게임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뒤늦게 합류한 김정재 서울시의원은 포항여고 출신의 유일한 여성 후보로 여성 표를 흡수할 수 있는 강점을 지니고 있다. 지난 포항남울릉 국회의원 재선거에 얼굴을 내밀었지만, 여론조사에 한 번도 포함되지 않아 지지율이 얼마인지 미지수다.

김 시의원은"언제든 기회가 온다면 고향 포항을 위해 헌신하고 싶은 마음이 간절했다. 이번 시장 선거가 바로 그 기회라고 생각해 결심을 굳힌 것"이라며 "한해 30조원 이상을 심사하는 서울시의회에서 일자리, 환경, 복지, 주택 등 많은 공부를 했다. 이러한 경험은 포항의 미래를 새롭게 설계하고, 실현하는 데 큰 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포항'이상원기자 seagull@msne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