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과 새정치연합이 '제3지대 신당'을 창당키로 했다. 양측은 동수로 구성된 창당준비위를 즉각 가동시켜 정강'정책을 다듬고 있다. 지도부 구성을 위한 협상도 이어가는 중이다. 새누리당은 '통합신당'을 '선거야합'으로 규정하고 공세를 펼치고 있다. 그간 합당의 역사는 꾸준히 반복돼 왔다.
◆합당의 역사
통합신당 창당 선언은 다당제가 뿌리내리기 어려운 한국 정치의 현실을 잘 보여준다. 돌이켜보면 야권일수록 뭉치고 흩어지기가 더욱 빈번했다.
가장 잘 알려진 통합은 1990년 3당 합당이다. '야합'이란 비판을 받았던 당시로 돌아가 보자. 1980년 특별법에 묶여 정치활동이 규제됐던 김영삼(YS)'김대중(DJ) 전 대통령이 신한민주당(신민당)을 탈당해 만든 통일민주당에서 이야기는 시작한다. 1987년 4월 탄생한 통일민주당은 6'29선언을 이끌어내는 등 활약을 펼쳤지만, 그해 대선 후보를 둘러싼 김영삼'김대중의 갈등으로 DJ를 중심으로 한 동교동계 인사들이 탈당하면서 창당 1년도 안 돼 분당했다. 이후 1990년 노태우 전 대통령의 민주정의당과 김영삼 전 대통령의 통일민주당, 김종필(JP) 전 총리의 신민주공화당이 합당해 민주자유당이 됐다. 당시 평화민주당 총재였던 김대중 전 대통령은 이를 '야합'이라며 비판했다.
이후 DJ는 1991년 신민주연합당으로 당명을 바꾼 뒤 그해 9월 3당 합당에 반대했던 통일민주당 인사들의 '꼬마 민주당'과 합당해 민주당을 출범시켰다. 이때 노무현 전 대통령과 김대중 전 대통령은 한 배를 타게 된다.
민주당의 본류에 해당하는 새정치국민회의는 1995년 창당됐다가 2000년 새천년민주당으로 당명을 바꾼다.
2000년 이후의 합당 역사는 민주당의 역사라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2003년 11월 노무현 전 대통령이 탈당한 새천년민주당은 분당사태를 맞았고, 탈당파는 한나라당 내 개혁파, 자민련 출신 인사들과 열린우리당을 창당했다. 열린우리당은 17대 총선에서 과반 의석을 거머쥐었지만, 오래가진 못했다. 2007년 8월 대통합민주신당, 2008년 2월 민주당과 차례로 합당해 통합민주당으로 거듭났다. 같은 해 7월 민주당으로 개명한 뒤 2011년 시민통합당과 합당해 민주통합당을 창당했다. 민주통합당은 지난해 5월 다시 민주당으로 당명을 바꿨다.
충청권 야당은 JP의 정계 은퇴 후 국민중심당, 자유선진당, 선진통일당 등으로 당명을 바꾸며 활로를 찾았지만, 2012년 이인제 대표가 이끌던 선진통일당은 새누리당과 합당했다.
◆합당 방식
정당법 제19조는 합당 방식을 두 가지로 규정한다. 새로운 당명으로 합당하거나(신설합당), 다른 정당에 합당되는(흡수합당) 경우다.
가장 최근 있었던 흡수합당은 선진통일당이 새누리당과 합당할 때였다. 이회창 전 총재의 탈당 이후 선진통일당은 구심점을 잃었고 이인제 의원(당시 선진통일당 대표)이 비상대책위원장을 맡으면서 선진통일당은 극심한 내홍을 겪어 왔다. 이 의원의 사당화 논란 속에 새누리당으로의 흡수합당이 결정되면서 당내 반발은 더욱 거세졌지만 '보수 단일화'의 기치 아래 합당이 진행됐다.
◆민주당과 새정치연합, 어떤 방식으로 갈까
민주당과 새정치연합은 2일 신당 창당 선언을 하면서 '제3지대 신당' 창당 방식을 표명했다. 민주당과 새정치연합이 아닌 별도의 신당을 만들어서 양측이 합류하겠다는 뜻이다. 합당방식 중 '신설합당'을 의미한다.
신설합당은 여러 형태를 띨 수 있는데, 그중 하나는 '당 대 당 통합'이다. 기존 두 정당이 합치는 경우다. 새정치연합이 정당의 모습을 갖추지 못해 통합신당은 이 방식으로 합당할 수 없다. 민주당은 새정치연합이 창당한 뒤 두 정당이 '당 대 당'으로 만나자고 제안했다.
창당준비단이 제3의 정당을 만들고 기존 정당이 해산한 뒤 개별 합류하는 방법도 있다. 새정치연합은 처음엔 이 방식을 원했지만, 민주당 반대와 자당 실리를 고려해 포기했다. 정당이 해산하면 막대한 금액의 국고보조금을 포기해야 하고, 비례대표 의원들은 의원직을 상실하게 돼 손실이 크기 때문이다. 정당 재산을 처분해야 하고 당원 이탈 가능성도 있다.
가교 정당을 만든 뒤 당 차원에서 합류하는 방법도 있다. 새로운 정당이 생긴다는 점에선 신설합당이지만 먼저 생긴 정당에 다른 정당이 흡수되는 형태도 띤다. 2007년 열린우리당, 열린우리당 탈당파, 중도통합민주당, 시민사회 등의 참여로 결성된 대통합민주신당 모델을 따른 형태라고 할 수 있다. 통합신당의 경우, 양측 창단준비단이나 일부 인사들로 제3신당을 먼저 발족하고 나서 새정치연합과 민주당이 차례로 합류하는 형태로 진행될 수 있다. 새정치연합은 민주당의 선도 탈당 그룹과 함께 먼저 신당을 창당한 뒤 민주당이 이 신당에 합류하는 방식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수적 열세에 있는 새정치연합 측이 통합 주도권을 쥐고자 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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