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국의 패망을 지켜보아야 하는 왕의 심정은 얼마나 처연할까. 류큐 왕국의 마지막 왕인 쇼타이 왕이 1879년 오늘, 일본에 의해 강제로 물러났다. 그보다 7년 전인 1872년에 일본은 쇼타이 왕을 류큐 번왕으로 책봉, 류큐 왕국을 일본의 세력권으로 편입했다. 1879년에는 쇼타이 왕의 퇴위와 함께 류큐 왕국이 오키나와 현으로 바뀌면서 멸망했다.
류큐 왕국은 여러 호족이 세력을 다투다 1429년에 쇼하시 왕이 통일하면서 건국했다. 해상 중계 거점으로 일본, 중국, 동남아시아의 여러 왕조, 조선 등과 무역을 통해 번성했으나 포르투갈, 네덜란드 등 서양 세력이 동아시아에 진출하면서 쇠퇴했다. 독립을 유지하면서도 중국과 일본에 끼여 두 나라에 모두 조공을 바치는 외교 노선으로 명맥을 유지했다.
19대 왕인 쇼타이 왕은 1848년에 다섯 살의 어린 나이로 왕위에 올랐다. 6년 뒤 미국의 페리 제독이 류큐에 입항해 유미수교조약을 맺었다. 이 무렵에는 미국뿐만 아니라 서양 열강들이 동아시아에 대거 진출, 조선과 청나라도 위협에 직면하게 될 터였다. 류큐 왕국은 결국 메이지 유신을 단행한 일본에 먹히고 말았다. 36세에 퇴위당한 쇼타이 왕은 일본의 후작에 봉해지면서 도쿄로 강제 이주해야 했고 그곳에서 살았다. 58세이던 1901년에 비운의 삶을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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