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시민기자의 눈] 힘든 이웃들 마음 치유해주는 '환상 하모니'

남덕제네시스합주단 재능기부

"힘든 이웃의 지친 영혼을 음악으로 치유해 드리고 싶습니다."

전문 성악가와 전직 소방관 등으로 구성된 관악 합주단의 재능기부 활동이 훈훈한 미담이 되고 있다. 2011년 3월 창단된 남덕제네시스합주단(단장 이승훈)은 클라리넷, 트럼펫, 트롬본 등 악기를 연주하는 7명의 회원으로 구성됐다.

대구시 달서구 성당동의 남덕교회 최원주 담임목사가 주변의 지인들이 저마다 다른 악기를 다루는 취미를 발견하고 재능합주단을 만들어 음악을 통해 소외된 이웃의 마음을 치료해 주자고 제안해 남덕제네시스(성경 창세기란 말에서 따옴)합주단을 만들게 됐다.

제네시스합주단의 구성원들은 공무원, 약사, 어린이집 원장 등 다양한 직업을 가진 사람들로, 바쁜 시간도 쪼개가며 재능기부에 빠짐없이 참여해오고 있다. 대구 중구청 연말 성탄 축하 음악회, 한일병원 정기 치유 연주회, 농촌 오지마을 순회연주 등 다양한 곳에서 음악을 선사하고 있고 대구를 벗어나 소록도와 대창양로원, 각종 지역 바자 행사에서도 협연하는 등 공연 횟수는 수없이 많다. 최근 입소문을 타고 정기 공연 요청을 해오는 곳이 많아져 합주단의 연주실력을 향상시키기 위해 군악대장 출신인 전용길 씨를 영입했으며 단원도 20여 명으로 늘어나 더 아름다운 화음을 낼 수 있게 됐다.

소방서 재직 시절 합주단을 이끈 경험이 있는 이승훈 합주단장은 "클라리넷, 트럼펫, 트롬본, 색소폰(소프라노, 알토, 테너, 바리톤), 튜바, 호른 등 관악으로만 구성되어 짜임새 있게 활동하는 아마추어 합주단은 전국에서 드물다"고 귀띔하며 "연주 요청이 들어오면 남덕교회 연습실에서 휴일 밤 11시까지 연습할 정도로 단원들의 열정이 높다"며 자부심을 드러냈다.

제네시스합주단에 들어오는 회원들은 저마다 다른 인연들로 만났지만 연주회 때는 한 사람이 내는 소리인 듯한 환상의 하모니를 뽐낸다. 서로의 마음이 통한 단원들 중에 눈길을 끄는 한 사람이 있다. 대구경북혈액원 원장으로 근무 중인 김영길 단원이다.

그는 대한적십자사 대구경북지사에서 근무하다 2006년도 충북적십자사로 전보 발령을 받고 가족과 헤어진 외로움을 달래기 위해 무작정 악기를 구입해 색소폰을 배우기 시작했다.

제네시스합주단은 전국 최고의 아마추어 합주단 도약을 꿈꾸고 있다. 또한 올여름 남덕교회와 결연해 필리핀 방문과 연말 중구청에서 헨델의 메시아 연주를 위해 쉼 없이 연습하고 있다.

소외된 이웃과 농촌 오지를 찾아 희망의 소리를 전하는 제네시스합주단의 화음이 모진 겨울을 뚫고 봄마중 나온 새싹보다 더 따사롭다.

글 사진 오금희 시민기자 ohkh7510@naver.com

멘토 이종민 기자 chunghaman@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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