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황금돼지띠 대거 입학 교실대란에 교과서 품귀까지

올해 5만명 증가…'엄마표 선행'용 예비책 구매, 서점 출판가 재고 문의 빗발

김모(37'여) 씨는 최근 초등학교 1학년 교과서를 사기 위해 진땀을 뺐다. 아이가 이달 초 국어 교과서를 잃어버려 급하게 구하려고 몇몇 서점에 전화했지만 돌아오는 답변은 '재고 없다'였다. 언제 물량이 들어올지 모른다는 서점 직원의 말에 발만 동동 구를 수밖에 없었다. 김 씨는 "일주일 정도 전화기를 끼고 살았다. 며칠 전 겨우 교과서를 살 수 있었다"고 했다.

초교 1학년 딸을 둔 이모(42'여) 씨도 최근 국어와 수학 교과서를 사려다 포기했다. 학교에서 무상으로 나눠주는 교과서 외에 여분을 구입해 아이와 함께 예'복습을 하려고 계획했는데 구할 수 없었다. 이 씨는 "서점이나 온라인상으로 구매를 시도했지만 재고 부족이라는 답변만 들었다"고 했다.

'황금돼지띠'의 영향으로 올해 초교 입학생 수가 전국 48만 명(지난해보다 5만 명 증가)에 이르면서 교과서 품귀현상이 빚어지고 있다. 더욱이 '엄마표 선행학습'을 위해 교과서를 추가 구매하려는 학부모들이 늘면서 품귀현상을 부추기고 있다.

올해 대구의 초교 입학생은 2만2천461명. 지난해(2만142명)보다 11.5% 늘었다. 교과서의 경우 출판사가 학교에 먼저 납품하고 남은 물량을 서점 등 교과서 판매처에 납품하는데, 올해 학교 수요가 크게 늘면서 상대적으로 교과서 판매처 물량이 줄었다.

대구 중구의 한 서점 경우 지난해 초교 1학년 교과서 1차 확보 물량이 과목별로 100~200권 정도 됐는데, 올해는 절반인 50~100권에 불과했다. 1차 물량은 이틀 만에 모두 팔려 2주 동안 재고가 없었다. 이 바람에 교과서를 구하려는 학부모들의 전화가 하루 100통가량 빗발쳤다. 이 서점 직원은 "재고가 없다고 양해를 구하느라 애를 먹었다. 추가 물량이 며칠 전 들어와 한시름 놓고 있지만, 이마저도 며칠을 버티지 못할 것이다"고 했다.

온라인 교과서 판매점의 형편도 마찬가지다. 한 판매점에 따르면 초교 1학년 국어'수학 등 6종의 교과서 재고가 바닥난 상태다. 일부 교과서 출판사는 홈페이지에 초교 1학년 교과서 구입 문의가 폭주해 한동안 홈페이지를 차단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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