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상온재생아스콘 많이 쓴 도로 안전할까

성주 지방도 4차선 확장 "물에 약해 누더기 위험"

성주군 용암∼선남면 구간 국가지원지방도 67호선 공사 현장에서 시료를 채취해 24시간 물에 담가본 결과 상온재생아스콘(상단 검은 부분)은 손으로 만져도 부서졌다.
성주군 용암∼선남면 구간 국가지원지방도 67호선 공사 현장에서 시료를 채취해 24시간 물에 담가본 결과 상온재생아스콘(상단 검은 부분)은 손으로 만져도 부서졌다.

경상북도가 성주군 용암∼선남면 구간 국가지원 지방도 67호선 일부 공사 구간에 물에 약한 상온재생아스콘을 사용해 부실 공사 논란을 빚고 있다. 특히 성주에는 이달 12, 13일 50㎜가량의 비가 내렸는데도 상온재생아스콘 공사를 강행해 안전에 대한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경북도는 2006년 8월부터 2015년 8월까지 사업비 1천232억원을 들여 성주군 용암면 용정리에서 선남면 도성리 사이에 길이 7.3㎞, 폭 20m 4차로 확장 공사를 하고 있다. 시공사는 신동아건설이다. 애초 이곳에는 상온재생아스콘 6㎝, 가열아스콘 10㎝를 포장하게 돼 있지만, 경북도는 지난달 상온재생아스콘 8㎝, 가열아스콘 8㎝로 변경했다. 신동아건설은 아스콘 총 13만t 중 3만t가량을 상온재생아스콘으로 쓰고 있다.

그러나 대구경북아스콘공업협동조합 관계자는 "상온재생아스콘은 물에 취약하기 때문에 장마철이나 태풍 시 물이 지하로 스며들면 지반 침하, 포트홀, 도로 들뜸, 표층파열 등의 위험이 높아 4차로 공사 현장에는 적합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신동아건설은 이달 10일부터 일부 공사 구간에 대해 상온재생아스콘과 가열아스콘 포장을 했고, 비가 내리는 중에도 공사를 강행했다. 시방서에 따르면, 상온재생아스콘 작업 후 48시간이 지나서 가열아스콘을 덧씌워야 한다. 이곳 현장에서 아스콘 작업을 하던 관계자는 "상온재생아스콘이 제대로 양생되기 전인 하루 만에 가열아스콘 시공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대구경북아스콘공업협동조합의 도움으로 이달 12일 아스콘 포장을 한 현장의 시료를 채취해 24시간 물에 담가본 결과, 가열아스콘은 망치로 때려도 부서지지 않았지만, 상온재생아스콘은 손으로 만져도 부서졌다. 대구경북아스콘공업협동조합 관계자는 "물에 약한 상온재생아스콘은 도로가 완공돼 차량 통행이 빈번할 경우 누더기 도로가 될 우려가 높다"면서 "시험포장을 거쳐 제품에 대한 안전성이 보장될 때 공사를 추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주장했다.

그렇지만 신동아건설 측은 앞으로 폐아스콘을 재활용하는 상온재생아스콘을 권장하며, 오히려 내년부터는 전국적으로 사용할 것이라고 반박했다.

신동아건설 김재종 현장소장은 "상온재생아스콘은 환경친화형 도로포장재로 지식경제부 기술표준원으로부터 우수재활용제품으로 인증받았고, 특허를 받은 제품이다"면서 "한국건설시험연구소의 품질시험 등을 거쳤기 때문에 오히려 공사현장에 권장하는 제품이다. 도로 완공 후 하자보수에 대해서는 시공사에서 책임진다"고 해명했다.

경북도 도로철도과 담당자는 "상온재생아스콘과 가열아스콘의 두께가 변경된 것은 국내 실정에 맞게 한국형포장 설계법으로 바꾸다 보니 불가피한 것"이라며 "비가 오는 가운데 상온재생아스콘 포장을 한 것에 대해서는 현장 조사를 거쳐 보완하도록 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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