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구경북단체장 후보 평가단이 새누리당 대구시장 출마자들의 공약을 분석한 결과 분야별로 대체로 다양하고 굵직한 공약을 제시했으나, 참신성과 실현 가능성이 다소 미흡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복지와 의료보건 분야에 대한 출마자들의 관심이 상대적으로 낮은 것으로 평가됐다.
◆정치'행정
평가단은 대구시장 출마자들이 정치'행정 분야 중에서 행정 효율성과 혁신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다는 점을 높이 평가했다. 패쇄적인 관료제를 개선해 시민 생활세계에 밀착해 들어가겠다는 의지가 도드라졌다는 평이다. 특히 시민 아이디어의 정책 반영, 콜센터를 통한 행정서비스, 이동 시장실, 연줄을 혁파한 개방직 임용 등 과거 관행으로부터 탈피하려는 시도가 고무적이라고 했다.
평가위원들은 권영진 예비후보와 배영식 예비후보의 공약이 인상적이라고 꼽았다. 권 후보가 제안한 시민원탁회의, 시민정책공모제, 시민정책평가제, 정책책임제 등 거버넌스형 행정시스템 혁신 방안은 대단히 참신하며, 큰 파급효과가 예상된다고 높은 점수를 줬다. 다만, 제도적 측면 외에 정책 현안에 대한 공약을 파악하기가 어려운 점이 있다고 지적했다.
배 후보 경우 다른 후보들과 달리 경북도청사 이전터에 대한 제도적 대안으로 내놓은 대구문화예술특별자치구법이 인상적인 공약이라고 호평했다. 행정시스템 혁신 공약은 다양성은 떨어지나 실현 방안과 재원이 분명하게 제시돼 있으며, 특히 시정반성백서는 실질적인 행정서비스 혁신 공약으로 좋은 점수를 매겼다.
이재만 예비후보는 현안을 중심으로 공약 제시가 비교적 명확하고 연차별 계획과 예산 투입이 가시적인 점을 고무적으로 봤다. 그러나 개발제한구역 이용, K2 이전터사업, 경북도청'안심연료단지 이전터 개발 등 쟁점적 현안의 우선순위가 모호하고 병렬돼 있어 참신성과 실현 가능성이 떨어지는 점을 지적했다.
조원진 국회의원이 제시한 전문행정'투명행정'재정건전성 확보'현장 시장실 운영 등의 행정시스템 혁신 공약들은 취지와 아이디어가 좋다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재원 투입의 불확실성과 이들 공약을 실현할 방법이 언급되어 있지 않다는 점이 마이너스로 작용됐다.
주성영 예비후보는 시정에 대한 정책 설계도와 비전 제시가 부족하고, 공약 이행과 관련해 탑다운 방식이어서 시민 기반의 자치행정 운용 의지가 약하다는 평가다. 시청사 건립과 인사청문회 공약 외에는 정치'행정 분야 공약이 제시되지 않아 평가의 근거가 부족하다는 한계도 제시했다.
서상기 국회의원은 창조'규제 개혁 등 대표 공약이 상징성을 가지고 있지만, 공약이 가진 비전과 목표가 분명치 않다는 점을 약점으로 들었다. 대구시정의 설계와 행정시스템 혁신과 관련해 체계적인 공약 준비가 부족하다고 평가한 것이다. 가장 늦게 선거전에 뛰어든 만큼 공약 준비가 아직 덜 됐다고 평가위원들은 지적했다.
◆문화'교육
문화'교육 분야의 공약은 대체로 구체성이 떨어지고 빈약하다는 강도 높은 비판을 쏟아냈다. 평가위원들은 "급조된 느낌을 지울 수 없다"며 "문화'교육 분야에 대한 후보자들의 치열한 고민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문화'교육 분야에서 가장 후한 평가를 받은 후보는 배영식 후보다. 배 후보는 문화 분야에서 "문화를 통해 대구의 미래를 그리고 있다"는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또 친환경 무상급식, 예술중고등학교 설립, 대구학숙 건립 등 다른 후보들에 비해 공약이 다양하고 구체성이 돋보인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재만 예비후보도 문화'교육 분야 공약이 비교적 다양하고 실현 가능성도 높다는 좋은 평가를 받았다. 평가위원들은 "시민 평생학습 기회 확대, 생활체육 활성화 등은 평범하지만 꼭 필요한 공약이다"고 말했다. 하지만 '문화인재양성' '청년문화지구' '문화예술평생학습 시스템' 등은 이미 대구에서 진행되고 있는 정책이며 국립도서관 대구분관 유치 역시 이미 대구시에서 추진했다가 실패한 정책으로 실현되기 어려운 공약이라고 지적했다.
서상기 의원은 문화'교육 관련 공약을 전혀 찾아볼 수 없다는 혹평을 들었다. 평가위원들은 서상기 의원의 국제고 설립 등 교육국제화특구를 대구 전역으로 확대하겠다는 공약은 이미 북구 달서구를 중심으로 추진되고 있는 국제교육특구 사업을 신청할 때 나왔던 정책으로 참신하지 못하며 오히려 교육 격차를 심화시킬 수 있다고 우려했다.
주성영 후보의 경우 경상감영을 루브르박물관식으로 복원하겠다는 제안은 기발한 발상이지만, 그 외 문화 분야에 대해 특별히 돋보이는 정책이 없어 아쉽다는 평가를 받았다.
조원진 의원은 '김광석 음악제', '왕건 역사 탐방길 조성' 등 구청 단위의 사업을 공약으로 내세웠다는 평가를 받았다. 국제화 특구, 학교폭력 교육청과 연계 강화, 대구 도심 문화의 옷 입히기 등에 대해서는 구체성이 떨어진다는 쓴소리도 나왔다.
권영진 후보의 경우 '거리중심 창조문화공간' 공약이 너무 모호해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았다. 또 교육 국제화 인프라 구축과 교육 기획관 신설 등 구'군 간 교육 격차를 줄이기 위한 노력은 돋보이나 예산 구체성이 떨어져 아쉽다고 말했다.
◆복지'의료보건
평가위원들은 복지 공약이 전체적으로 참신성과 구체성이 떨어진다고 했고, 의료보건 분야에서는 시민 건강 증진, 질병 예방 등 광역단체가 할 수 있는 공약 제시가 없었다고 지적했다.
이재만 후보는 대구복지정책재단 설립을 통한 복지 연구의 인프라 구축 및 정책 영역을 대상별로 구분해 아동부터 노인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사업 목록들을 제시했다. 다른 후보에 비해 복지 대상과 영역에 대한 접근 측면에서 구체적이고 적합하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백화점식 나열이어서 참신성이나 구체적 실현 가능성에서는 좋은 점수를 주기 힘들다고 했다. 재정 확보 방안도 구체성이 떨어진다고 평가했다. 의료 분야 공약은 사실상 없다고 평했다. 다만 경제'노동 분야에서 '첨단의료복합단지 R&D 기반 강화''의료서비스 역량 제고' '힐링과 첨단 융'복합 의료관광 개발' 등을 제시하고 있다고 했다.
조원진 의원은 경부선 도심구간 지하화 공간에 서민 임대주택 건설과 대구복지재단 설립를 공약으로 제시했다. 하지만 구체적 내용이나 실행 계획이 전무해 공약을 평가할 의미가 없었다고 했다. 반면 의료 분야에서 기초수급자 주치의 공약은 참신하고 재정 확보와 실행 방안에 대한 구체성이 보완된다면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다고 했다. 또 '메디시티 센터'를 위시해 국립 대구재활원 유치와 의료 복지 사각지대 해소 등 공약을 제시하는 등 다른 후보에 비해서는 많은 공약을 제시했다고 했다. 하지만 전체적으로 메디시티 센터를 제외하고는 구체성이 미흡하다고 평가했다.
배영식 후보는 저소득층 주거환경 개선, 장애인 재활병원과 일자리 및 시립 인권센터 건립, 노인 일자리와 복지관 설립에 공약이 집중돼 있다. 보편성과 포괄성은 미흡하다고 평가했다. 재정 확보에 대한 계획이 불투명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평가위원들은 "구체성과 지역 적합성에서는 다른 후보들에 비해 높다"고 했다. 의료 분야에서 장애인 종합 재활병원 건립, 경증치매 노인 주간 보호 센터 외에는 공약이 없다고 평가했다.
권영진 후보는 장애인 분야 공약에 집중돼 있고, 구체성이 결여돼 실현 가능성이 미흡하다고 평가했다. 장애인, 어르신 주치의 제도 및 주민 안심 건강관리 프로젝트 외에 지역 의료 관련 공약이 없었다고 평가했다.
주성영 후보는 복지 분야에서 복지콜 공약만 제시됐고, 이마저도 기존 제도(129)의 다른 이름에 불과하며 내용도 구체적이지 않다고 평가했다. 보건의료 분야는 '0099대구복지콜' 상담 분야에 신체 건강과 보건의료가 있을 뿐 지역의 보건의료를 위한 공약이 없었다고 판단했다.
서상기 의원은 복지 공약을 제시하지 않았다. '종합형스포츠 클럽 육성', '어르신 어울림 체육시설 조성' 공약은 넓은 의미에서 신체 건강과 관련이 있어 보건의료 분야에 포함할 수 있지만 그 외에 지역의 특성에 맞는 보건의료 공약은 없다고 판단했다.
정욱진 기자 penchok@msnet.co.kr 이창환 기자 lc156@msnet.co.kr 신선화 기자 freshgirl@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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